한진해운 美서 화물 하역 가능…최악의 물류대란은 막을 듯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진해운이 미국에 선박을 대고 화물을 내릴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임시보호명령을 내리면서 최악의 물류대란은 피하게 됐다.

미국 뉴저지 주 뉴어크 소재 파산법원의 존 셔우드 판사는 9일(현지시간) 한진해운이 채권자로부터 자산 압류를 막아달라는 요청과 관련해 ‘임시보호명령’을 내렸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한진해운은 채권자에게 선박이나 자산을 압류당할 우려가 사라져 일단 화물 하역이 가능해졌다. 현재 한진해운 선박은 4척이 압류 우려 때문에 정박 못하고 미국 항구 주위를 떠돌아다녔다. 


이날 법정에서 한진해운 측 변호사인 일라나 볼코프는 하역 작업 비용을 차질없이 지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법원이 미국에서 화물을 내리는 데 돈을 사용하도록 승인했다”면서 “4척의 배에 실린 짐을 내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미국 은행 계좌에 1000만 달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 법원 측이 당장 4척의 배에 실린 화물을 내릴 비용을 지급했다는 설명이다.

법원은 그동안 정부와 한진 측에 물류대란을 해소할 자금을 즉시 투입하라고 강조해왔다. 법원의 추산에 따르면, 당장 문제가 되는 선적 화물을 하역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1700억원이다. 법원이 “한진그룹이 내놓은 1000억원으론 부족하다. 정부와 채권단의 도움 없이는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를 수 있다”며 채권단에 DIP(Debtor-In-Possession) 금융 지원을 요청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하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중요한 만큼, 미국 내에서의 하역만이라도 가능하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원은 일시적으로 한진해운의 파산보호신청을 수용했지만, 9일까지 자금조달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당장 미국 화물 하역비를 입금해 회생 절차에 대한 승인을 유지하고, 미국 내 채권자들이 한진해운 소속 선박 등에 압류조치에 나서지 못하도록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물류대란을 막게 돼 다행”이라며 “당장 미국에서 입시보호명령이 해제됐다면,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를 신청중인 다른 국가에도 도미노 파장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한진해운 운용 컨테이너 120만 TEU중 이미 선적된 화물은 41만 TEU에 달한다. 8281곳의 화주가 짐을 실어 화물가액만 140억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선 전세계서 떠도는 선박에 실은 화물만이라도 항구에 접안해 화물을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소규모 기업들은 생존이 걸려있다. 차미성 국제물류협회 부회장은 “한진해운 배에 화물을 실어날랐던 1000여개의 중소 포워더(운송주선업자)들과 우리에게 짐을 전달했던 중소 수출업자들은 회사의 존폐 위기에 처했다”며 “책임 소재를 떠나 국민이 힘을 모아 물류대란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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