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흉물 ‘폐자전거’①] 서울 하루 버려지는 자전거 44대…대부분 도둑질 후 ‘나몰라라’

-지난해 방치자전거 수거 1만5000여대…통행ㆍ안전 위협에 눈살

-전문가, “훔친 후 버려진 자전거 비율 높을 것”

-저가형 자전거 붐도 한 몫…잔고장에 수리ㆍ수거비 부담 싫어 방치

-서울시, 방치자전거 10일이내 처리…주인품 가는 건 10대 중 1~2대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 서울 중랑구에 사는 심현경(26ㆍ여) 씨는 이화교 산책로에서 조깅을 할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방치 자전거들에 매번 눈살을 찌뿌린다. 그녀에게 길목마다 떡하니 버티고 있는 녹슨 자전거들은 가까이 가기도 싫은 흉물이다. 심 씨는 “미관이나 위생문제는 물론 비 온 다음 날이면 지독한 악취까지 풍긴다”며 “민원을 넣어도 며칠만 지나면 다른 자전거가 버려져 있으니 웃기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하루 평균 44대 자전거가 서울 도심 길가에 몰래 버려지고 있다. 방치 자전거는 길을 막을 뿐 아니라 도시 미관도 해치고 있다.

11일 서울시의 ‘방치자전거 수거실적’에 따르면 이번해 1~7월까지 수거한 자전거는 9419대로, 하루 평균 44.2대에 달했다. 2013년 9419건이던 방치자전거 수거 건수는 2015년 1만5367대로 껑충 뛰었다. 올들어서는 한달 평균 1345대, 전체 수거 건수는 1만6000대를 넘길 추세다.

[사진=서울 도심에서는 이같이 장기방치로 인한 안내문이 붙은 자전거를 쉽게 볼 수 있다. 방치 자전거들은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보행자 안전에도 위협을 준다.]

도로와 보관대 등에 방치된 자전거는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통행 방해, 보행길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특히 보관대에 방치된 자전거들은 정작 이용해야 할 시민들이 이용도 못하게 해 큰 불편을 준다. 자전거로 출ㆍ퇴근을 했던 정모(27) 씨는 “방치자전거들 때문에 세워둘 공간이 없으면 성질부터 났다”며 “요즘은 그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 다시 차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치 자전거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절도 범죄와 연관성을 꼽았다. 방치 자전거 중 ‘범행 대상’이 돼 버려지는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훔친 자전거를 몇 번 타고는 길가에 버려두는 경우도 많다”며 “아예 자전거는 두고 값비싼 부품만 떼어낸뒤 버리는 것도 많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 또한 “길가에 널린 게 자전거인만큼 자전거는 청소년 등 아마추어 절도범의 좋은 연습대상”이라며 “경험을 쌓겠다는 목적으로 훔친 후 아무데나 버리는 경우도 방치 자전거의 급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1~2013년 사이 불었던 ‘저가형 자전거 붐’과도 관계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본격 시행되며 저가형 자전거도 급격히 늘어났다”며 “그 자전거들의 수명이 다할 때가 지금 시기”라고 설명했다. 저가형 자전거는 대개 잔고장이 많은 중국산으로, 수리비를 부담하기보다는 차라리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어 “정상적으로 폐기를 하려면 수거비용과 함께 분리배출 등 절차가 필요한데 그게 번거로우니 몰래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방치 자전거에 먼저 10일간 처분안내 스티커를 부착한 후 기간이 지나면 각 구청에 수거하게끔 한다. 수거된 자전거는 지정 보관소에 10~15일간 보관, 그동안 시보와 홈페이지를 통해 소유주를 공고한다. 기간 내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는 자전거는 매각ㆍ재활용 처리된다. 보관소로 간 자전거 중 주인 품으로 돌아가는 자전거는 10대 중 1~2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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