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전 추미애 vs 전당대회 후 추미애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는 ‘추다르크’로 불린다. 별칭처럼 추 대표는 강한 리더십을 정치적 이미지로 삼아왔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야권 정체성 회복”을 앞세운 것도 자연스레 여겨졌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추 대표 행보를 두고 예상과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사드 반대 당론 채택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리란 예상과 달리 사드 찬반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민생’을 최우선 화두로 꺼냈다. 야권 정체성 확보 대신 통합 행보를 앞세웠다. 당의 ‘우클릭’을 크게 비판했던 추 대표가 정작 취임 후엔 ‘우클릭’ 행보로 평가받는 현실이 낯설다.

‘허니문’ 기간이 종료되면서 이제 추 대표도 입장을 정리할 때를 맞이했다. 추 대표의 숨 고르기인가, ‘추다르크’의 변신인가. 


추 대표는 취임 이후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통합 행보라 밝혔다. 추 대표는 “자랑스러운 역사든 부끄러운 역사든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며 “독재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되 공과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건 국민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당시만 해도 논란으로까지 비화되진 않았다. 취임 이후 첫 일정이었을 뿐더러 전직 대통령 참배 차 현충원을 참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ㆍ박 전 대통령까지 참배한 추 대표다. 두 전직 대통령을 제외했더라도 뒷말이 무성했을 일정이다. 당내에서도 특별한 반발은 일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 예방은 ‘발화점’부터 달랐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과오를 인정하지 않은 전직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예방하는 건 통합 행보가 아니라는 당내 반발이 즉각 불거졌다. 역사적 평가 외에도 호남 민심에 정면 대치된다는 현실적 문제까지 거론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조차 아직 예방하지 않은 전 전 대통령을 더민주 당 대표가 먼저 찾는다는 데에도 불만이 터졌다. 결국, 추 대표는 곧바로 예방 계획을 취소했다. “국민의 마음이 옳다”고 이유를 밝히면서다.

사드 배치 역시 추 대표를 둘러싼 주요 쟁점이다. 추 대표는 전당대회 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며 밝혀왔고, 이 때문에 대표 취임 이후 곧바로 사드 배치 공론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추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사드를 달리 언급하지 않았고, 이후 공식 석상에서도 사드 배치와 관련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예정된 사드 관련 토론회도 순연된 채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전당대회 전만 해도 더민주 지도부는 ‘신중론’을 당론으로 유지하면서 “전당대회가 끝나면 당 입장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정작 추 대표가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사드는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고 있다.

추 대표는 전당대회 전 “야권 정체성 회복”을 수차례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 예방 논란을 비롯한 통합 행보, 사드 배치 찬반의 전략적 모호성 견지 등은 ‘야권 정체성 회복’과는 온도 차가 크다.

추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결국 더민주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도 지속적으로 거론된 논란이다. 수권정당이란 목표와 제1야당의 정체성 확보 사이에 선 더민주다. 김 전 대표는 “자유민주주의가 정체성이라면 인정하겠지만, 그 외에 특별한 사항을 두고 정체성이라 한다면 난 잘 파악하지 못하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추 대표 역시 이젠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다. 수권정당을 목표로 통합과 중원공략에 나서는지, 제1야당으로서 맏형 역할에 충실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할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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