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오너家 모럴해저드, 절망은 한진해운 직원들 몫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심각한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있지만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사재출연 등 구체적인 대책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대한항공도 10일 이사회에서 해운에 600억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실제 집행 여부는 미지수다. 결국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의 절망과 뒷감당은 현재 한진해운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의 몫으로 남았다.

▶최은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재출연은 ’글쎄‘=9일 ‘조선 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눈물까지 흘린 최 전 회장은 “시간을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사재출연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말해달라는 의원들의 질의에도 “사회적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등으로 정신이 없어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답변을 회피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최 전 회장은 향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 그 이상의 법적, 사회적인 책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 빌딩은 상장업체인 유수홀딩스의 재산이라 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한진해운 주식을 매각한 것은 계열 분리를 위해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좋겠다는 공정위의 권고 때문”이라는 등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공정위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자, 최 전 회장은 “내가 착각했다”며 뒷수습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최 전 회장은 개인재산이 자택과 유수홀딩스 지분을 포함해 350억∼400억원 가량 된다고 밝혔다.

애초 재산규모를 묻는 말에 “주택과 일부 유수홀딩스 주식”이라고만 답했다가 조경태 위원장에게 성의있게 답변하라는 지적을 받은 최 전 회장은 “지금 사는 집과 시가총액이 1900억원가량 되는 유수홀딩스 지분을 18% 가지고 있으니 계산하면 350억∼400억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끝내 사재 출연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을 피하고 청문회장을 빠져나갔다.

▶대한항공 이사회 600원 지원키로, 실현 여부는 미지수=10일 대한항공 이사회는 한진해운에 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당장 자금 수혈이 시급한 한진해운에 ‘담보 선취득’ 조건을 전제로 지원을 결정해 실행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측은 ”이사회 내에서 한진해운 지원에 대한 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 채권회수 가능성 등에 대해 세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자금 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해 선 지원 후 담보로 즉시 진행코자 했으나, 신중한 논의 끝에 롱비치터미널의 담보를 선 취득한 후 한진해운에 대여하는 조건으로 의결했다.

한진해운은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54%을 보유하고 있다.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잡으려면 한진해운이 이미 담보 대출 중인 6개 해외 금융기관과 또 다른 대주주인 MSC(보유 지분 46%)로부터 모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MSC가 우선매수권 가지고 있는 거여서 담보 제공 동의할지 모르겠다“며 “어느 세월에 자금을 지급하겠다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살리기 나선 직원들=오너가의 무책임한 태도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있는 가운데, 한진해운 직원들이 온라인 청원사이트를 통해 국민 지지와 정부 지원을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한진해운’이라는 이름의 작성자가 ‘한진해운 직원들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글은 한진해운 직원 1000여명이 뜻을 모아 작성했다.

작성자는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 사태가 발생한 것에 모든 직원이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다”며 “저희 회사로 인해 피해를 입는 국내외 모든 고객·협력사·관계 기관,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태에 대한 이해와 한진해운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간곡히 부탁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한진해운이 지난 60년간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수출·무역 한국의 한 축을 담당하고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정관리 이후 수많은 선박에 대한 각국 입항 허가를 얻어 고객 화물을 목적지까지 운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자체적인 노력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해상 직원들은 식수가 부족해 구호가 시급하고, 해외 주재원과 가족은 신변 위협에 노출돼있다고도 했다. 작성자는 “물류대란을 조속히 해결하고 한진해운이 다시 정상화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며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 한진해운을 살려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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