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직장여성, 결혼하면 월 35만원 경제적 손실

-연간으론 420만원 손해 감수해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보고서 눈길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맞벌이 여성 A(35) 씨는 올초 남편 B(39) 씨가 회사에서 우수사원으로 선정돼 대표이사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남편은 지난해 회사 동기 중에 가장 먼저 차장 승진을 한데다 이번에는 우수사원상까지 받는 등 승승장구인데, 정작 본인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A 씨도 결혼 전까지만 해도 촉망받는 직원이었다. 대리 승진도 동기 중에서 빠른 편이었다. 하지만 결혼을 한 후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둘째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오니 그간 회사 동기들이 모두 과장으로 승진해 혼자 대리로 남아 있었다. 여기에 아이 둘 건사하랴, 집안일 신경 쓰랴 예전만큼 회사 일에 집중하기 힘들다 보니 인사고과도 좋지 않아 연말 과장 승진에서도 미끄러졌다. 자신이 부서장이라도 퇴근 시간만 되면 총알같이 튀어나가고, 아이가 아프다며 툭 하고 월차를 쓰는 자신이 예뻐 보이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 B 씨는 결혼과 육아에 상관없이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을 보니 A 씨는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A 씨가 결혼을 해서 보는 승진 누락이나 연봉 미상승 등 경제적 손실은 얼마나 될까. 

[사진=기혼 직장여성의 결혼으로 인해 월 35만원, 연간 42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12일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예산센터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결혼의 손실 위험 추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기혼 직장여성이 결혼 때문에 보는 경제적 손실은 월 35만원, 연간 420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은 결혼으로 인한 기회 비용 중 경제적 손실에 주목했다. 즉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성취했을 잠재적인 경제적 성과를 고려한 것이다. 여성이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지 않더라도 가사의 1차적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여성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분석에 의해서다.

논문은 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가족패널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결혼을 독립변수, 임금을 종속변수로 보고, 교육과 연령, 남편의 수입 등을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구분한 후 헤크만(Heckman) 2단계 추정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결혼으로 인한 선택편의를 교정하면 월 14만원, 노동시장 참가 선택편의를 교정하면 월 35만원의 손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편의란 연구 표본이 대표성이 없어 생길 수 있는 편의(Bias)로, 결혼한 여성의 손실이나 이득을 동일시점의 결혼하지 않은 다른 여성의 소득과 비교해 생길 수 있는 편의다. 결혼으로 인한 선택적 편의는 조사대상자의 미혼이나 기혼 여부, 노동참가여부 선택편의는 결혼 후 일을 지속하느냐, 마느냐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뜻한다.

또 결혼을 하면 교육 연수 증가(고학력)로 인한 임금 상승효과가 감소하고, 연령 증가에 따른 임금 증가 효과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기혼 직장여성은 학력이 높다고 반드시 임금이 높은 것은 아니며, 나이가 들면서 일을 오래한다고 해서 임금이 그만큼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여전히 여성에게 노동시장 참가는 결혼의 기회비용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성이 생애주기별로 경력을 단절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제도들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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