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의 리썰웨펀]이게 우리의 현실? 군 “한미연합사에 문의해보시길”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당국이 12일 오늘날 한국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군사적 비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 지원에 의존할 뿐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음을.

이날 한국 상공으로 출동 예정이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의 한국 출동이 전격 연기됐다.

미 측이 밝힌 출동 연기 이유는 기상 악화였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1B 랜서와 함께 미군이 한반도 출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B-2 스피릿

우리 군 당국이 알 수 없는 미국 측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군 당국자 역시 출동 연기 이유를 미뤄 짐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날 주한미군 관계자는 “오늘 괌 기지에서 항공기 비행 방향과 직각으로 부는 바람인 측풍이 강하게 불어 B-1B가 이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괌 현지에서 일반 민간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군 당국은 말을 조금 덧붙였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상도 영향이 있겠지만, 가장 효율적인 전략자산 전개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알려진 바는 기상 악화지만, 다른 판단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출동 연기의 원인이 기상 악화가 아니라 다른 판단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것은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고 한미연합사 측에서 그 입장을 낼 것으로 알고 있다. 문의해보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결국 기상 악화와 미 측의 전략적(?) 판단이 조합되면서 출동 연기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제로 핵미사일을 쏘더라도 날씨가 나쁘면 대응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미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신속하게 한반도로 전략자산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긴박한 순간에 미군 측이 전략폭격기의 출동을 장담한 상황에서 기상 문제를 이유로 들어 출동을 연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결국 유사시 우리 군 스스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권한이나 능력은 제한된다는 점만 뚜렷해졌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5차 핵실험 직후 우리 군의 대응은 크게 2가지로 나타났다.

하나는 대북 확성기방송 확대, 또 하나는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출동이었다. 북한 핵실험은 우리 군에 대한 가장 강도 높은 도발이다. 이런 고강도 도발 상황에서 우리 군이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대응이 심리전 강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실제 군사적 대응은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인데, 이는 전적으로 미군의 판단에 달려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미군 폭격기나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왔다 가는 게 무슨 군사적 대응이냐’는 회의적 시각이 팽배한 상황이다.

미군은 전략자산 한반도 출동으로 크게 2가지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익히 알려진대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도발에 분개한 한국군과 한국 국민에 대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거두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미군이 한반도에서의 갈등 점화를 막기 위해 자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제스처’를 선보이면서 한국군과 한국 국민을 ‘캄다운(Calm down)’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군 입장에서는 핵투발이 가능한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동한 이상, 우리 군 차원의 군사적 대응 옵션을 배제하게 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북한의 도발 강도가 세지면, 한미 군 당국의 반응 수위도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미 측은 4차 핵실험 당시와 같은 전략자산 전개로 갈음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점은 4차 핵실험 당시에는 전략폭격기 B-52를 처음 보냈고, 이번에는 B-52에서 진일보된 B-1B를 보내려 했다는 점 외엔 거의 없다. 그나마 B-52나 B-1B나 한반도 상공을 한 번 들렀다가 괌으로 돌아가는 전개 방식은 똑같다.

추가로 우리 군은 4차 핵실험 직후 확대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북 확성기 사업은 이미 4차 핵실험 직후 오는 11월까지 확성기를 추가로 배치해 강화한다는 계획을 군 당국이 추진 중인 상태다.

그런데 현재까지 새로 개발된 대북 확성기 성능평가를 하지 않고 있어 계획대로 11월까지 전력화 가능할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미 군 당국 대응은 발전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우리 군 당국의 자체 대응계획(확성기 방송)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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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한의 리썰웨펀]이게 우리의 현실? 군 “한미연합사에 문의해보시길”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당국이 12일 오늘날 한국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군사적 비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 지원에 의존할 뿐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음을.

이날 한국 상공으로 출동 예정이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의 한국 출동이 전격 연기됐다.

미 측이 밝힌 출동 연기 이유는 기상 악화였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1B 랜서와 함께 미군이 한반도 출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B-2 스피릿

우리 군 당국이 알 수 없는 미국 측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군 당국자 역시 출동 연기 이유를 미뤄 짐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날 주한미군 관계자는 “오늘 괌 기지에서 항공기 비행 방향과 직각으로 부는 바람인 측풍이 강하게 불어 B-1B가 이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괌 현지에서 일반 민간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군 당국은 말을 조금 덧붙였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상도 영향이 있겠지만, 가장 효율적인 전략자산 전개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알려진 바는 기상 악화지만, 다른 판단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출동 연기의 원인이 기상 악화가 아니라 다른 판단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것은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고 한미연합사 측에서 그 입장을 낼 것으로 알고 있다. 문의해보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결국 기상 악화와 미 측의 전략적(?) 판단이 조합되면서 출동 연기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제로 핵미사일을 쏘더라도 날씨가 나쁘면 대응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미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신속하게 한반도로 전략자산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긴박한 순간에 미군 측이 전략폭격기의 출동을 장담한 상황에서 기상 문제를 이유로 들어 출동을 연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결국 유사시 우리 군 스스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권한이나 능력은 제한된다는 점만 뚜렷해졌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5차 핵실험 직후 우리 군의 대응은 크게 2가지로 나타났다.

하나는 대북 확성기방송 확대, 또 하나는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출동이었다. 북한 핵실험은 우리 군에 대한 가장 강도 높은 도발이다. 이런 고강도 도발 상황에서 우리 군이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대응이 심리전 강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실제 군사적 대응은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인데, 이는 전적으로 미군의 판단에 달려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미군 폭격기나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왔다 가는 게 무슨 군사적 대응이냐’는 회의적 시각이 팽배한 상황이다.

미군은 전략자산 한반도 출동으로 크게 2가지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익히 알려진대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도발에 분개한 한국군과 한국 국민에 대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거두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미군이 한반도에서의 갈등 점화를 막기 위해 자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제스처’를 선보이면서 한국군과 한국 국민을 ‘캄다운(Calm down)’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군 입장에서는 핵투발이 가능한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동한 이상, 우리 군 차원의 군사적 대응 옵션을 배제하게 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북한의 도발 강도가 세지면, 한미 군 당국의 반응 수위도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미 측은 4차 핵실험 당시와 같은 전략자산 전개로 갈음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점은 4차 핵실험 당시에는 전략폭격기 B-52를 처음 보냈고, 이번에는 B-52에서 진일보된 B-1B를 보내려 했다는 점 외엔 거의 없다. 그나마 B-52나 B-1B나 한반도 상공을 한 번 들렀다가 괌으로 돌아가는 전개 방식은 똑같다.

추가로 우리 군은 4차 핵실험 직후 확대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북 확성기 사업은 이미 4차 핵실험 직후 오는 11월까지 확성기를 추가로 배치해 강화한다는 계획을 군 당국이 추진 중인 상태다.

그런데 현재까지 새로 개발된 대북 확성기 성능평가를 하지 않고 있어 계획대로 11월까지 전력화 가능할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미 군 당국 대응은 발전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우리 군 당국의 자체 대응계획(확성기 방송)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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