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공사현장 화재] 화마(火魔) 현장엔 꼭 우레탄폼이 있었다

-불 잘붙는 우레탄폼 두고 버젓이 불꽃 튀며 용접

-선진국에선 우레탄폼 규제…우리는 규제가 없어

-맹독가스 품는 우레탄폼, 값싸 인기…“근절책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공사현장 화재 사건의 원인으론 ‘용접으로 불꽃이 튀면서 생긴 우레탄폼 맹독 가스’가 지목되고 있다. 이에 반복되는 부주의한 용접 작업환경과 허술한 우레탄폼 규제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난 10일 오후 1시 38분께 경기 김포시 장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 화재가 지하 1층 스프링쿨러 배관 절단작업과 용접작업을 하던 중 튄 불꽃이 우레탄폼에 옮겨 붙으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근로자들이 대피를 시도했지만, 우레탄폼이 내뿜는 유독가스를 흡입하고 그대로 쓰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명피해의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는 우레탄폼의 경우 주로 건축 단열재로 쓰이는데,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접착성이 우수해 작업하기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연소점이 낮아 작은 불씨에도 불이 잘 붙고 불에 탈 때에는 시안화수소(HCN)라는 치명적인 맹독성 가스를 내뿜어 화재사건 발생시 큰 인명피해를 유발한다.

문제는 우레탄폼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뭔가 대책을 내놓으면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우려감을 자아낸다.


지난 2008년 1월 경기 이천의 한 냉동창고 공사현장 인부 40명이 우레탄폼 발포작업으로 발생한 유증기가 빠져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용접작업을 하다 불이 나 사망했다. 또 지난 2014년 5월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 공사현장에서도 용접작업 도중 우레탄폼에 불이 옮겨붙어 9명이 유독가스에 질식사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북미 및 유럽 내 국가에서 건물 공사시 우레탄폼 사용을 전면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우레탄폼 사용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단열재도 개발됐지만 우레탄폼보다 2배 가량 비싸 현장에서 외면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접환경에 대한 규제도 마찬가지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소방기본법은 용접ㆍ용단 작업 시 작업자로부터 반경 5m 이내에 3대의 소화기와 물ㆍ모래를 비치하고, 튀는 불똥을 막는 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는 데 그쳐 대형화재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이에 불씨가 생기는 용접 작업과 우레탄 사용을 동시에 하지 못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아직 관련 기준조차 논의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사중 화재에 취약한 우레탄폼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부분 공사현장의 경우 우레탄폼 같은 가연성 물질이 주위에 놓여져 있는데 제대로 정돈이 잘 안돼 대형 화재의 위험에 노출돼있다”며 “우레탄폼의 경우 일반 가연물보다 수 백배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하지만 가격ㆍ단열효과가 좋아 제대로된 규제가 안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지적했다. 이어 공 교수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실내장식물, 외장재에 대한 규제처럼 전 건축물 공사현장에 대해 우레탄폼 사용 규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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