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합법화 놓고 둘로 갈린 멕시코

정부 허용방침에 전국서 반대시위

멕시코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동성 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멕시코 시민들은 티후아나 성당 앞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가족을 위한 국민전선’이라는 시민단체와 멕시코 종교단체들은 이날 동성결혼에 반대하기 위해 전국 75개 도시에서 시민 100만 여 명이 거리로 나섰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우리는 전통가치를 지켜야만 한다”며 전국적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제안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결정을 규탄했다. ‘가족을 위한 국민전선’의 대표 호세 알칸타라는 “케레타로 시에서만 4만 명의 시민이 시위에 나섰다”며 “이는 전통적인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케레타로 시민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강조했다. 알칸타라는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청원에 10만 여 명이 벌써 서명했다고도 전했다. 

베라크루스에서는 동성결혼 반대 시위자들과 옹호단체 회원들이 충돌해 입씨름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메트로폴리탄 대성당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우리도 가족이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가두행진을 했다.

멕시코는 동성 간 결혼을 부분적으로 합법화하고 있는 국가다. 멕시코시티, 코아윌라, 킨타나 로, 할리스코, 나야리트, 치와와, 소노라 등 일부 주에서만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나머지 주는 법원의 허락을 얻어야 동성끼리 결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6월 동성 간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도 지난 5월 전국적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기 위한 개헌을 제안했다.

하지만 동성애를 겨냥한 극보수주의자들의 혐오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올해 26명이 동성애 혐오 범죄로 살해 당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72명과 44명이 숨졌다.

문재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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