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百藥이 無效’ 북핵 제재, 북미회담 등 새 활로 찾아야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응징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우리 정부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 청와대 당국자가 “모든 외교적 군사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국방부는 “핵사용 징후 땐 지도에서 평양이 사라질 것”이라는 고강도 발언도 불사할 정도다. 군사적 대응에 무게가 실린 입장 천명은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 괌의 앤드슨 공군기지에 있는 B-1B 초음속 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 등 핵무장 전략 폭격기들이 한반도에 곧 투입된다. 미국이 핵 추진 항공모함을 한국에 들여오겠다고도한다.

유엔 차원의 대응도 전에 없이 강경하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원유공급 중단을 포함한 강령한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이미 4차 핵실험 당시 고강도 경제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는 안보리가 추가 제재에 나선다는 것은 사실상 북한을 전면 봉쇄하는 고립화 전략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 도박에 국제사회가 그만큼 분노하고 있으며 응징 의지도 결연하다.

하지만 이런 ‘단호한 조치’가 김정은의 핵 폭주를 저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동안 북한 핵실험이 있을 때 마다 숱한 제재들이 가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언제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더 강도높은 핵 실험으로 맞서왔고,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효성이 없었다는 게 5차 핵 실험으로 거듭 입증된 셈이다. 경제 제재로 돈줄을 죄고, 미 전략 폭격기와 핵항공모함의 무력시위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은 이제 분명해졌다. 북한을 압박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송유관의 밸브를 잠그는 것 뿐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요구에 미동도 하지 않는다. 지금으로선 더 이상 유효한 수단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북한 핵 대응 전략과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가령 북한이 그토록 희망하는 미국과의 양자 회담 추진을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게 중요하듯 당장 급한 것은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이다. 이를 통해 핵불안을 제거하면서 북한을 자연스럽게 국제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가 사는 길이다. 정치권도 국가의 안보 상황이 위중한 만큼 더 신중해져야 한다. 북핵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 등 단호한 모습을 보일 필요는 있다. 하지만 여론에 편승해 전술핵 배치니, 핵무장 맞불론이니 하는 강경책을 들고 나올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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