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안보고 학생 선발… 英 대학 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국이 대학 지원자의 이름을 가리고 입학생을 선발하는 이른바 ‘네임 블라인드’(name blind) 방식을 전형에 시험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지원자의 이름을 통해 유추되는 민족, 종교, 성별에 대한 편견을 막고 공정한 선발을 하기 위함인데,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 엑세터ㆍ허더스필드ㆍ리버풀ㆍ윈체스터 등 4개 대학은 최근 입시 전형에 ‘네임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임 블라인드는 이력서 등 전형 과정에서 지원자의 이름을 가리고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기업체 등에서 실험해 본 적은 있지만, 영국의 고등교육 기관에서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입시 담당관이 이름을 통해서 지원자에 대한 정보를 유추하고 무의식적으로 편견을 갖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대학 입시에서 흑인 지원자는 23%만 합격하는 반면, 백인은 55%가 합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3년 옥스포드 대학에서는 2233명을 선발하는 전형에서 아프리카, 캐리비안 등의 유색인종 지원자는 고작 48명만 할당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는, 합격을 위해 백인처럼 보이는(white-sounding) 이름을 이력서에 적어야 했던 흑인 청년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21세기 영국에서 그런 인종주의가 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2017년부터는 UCAS(대학입학 공동관리위원회)가 네임 블라인드를 실시하기로 한 것에 동의했다”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도 존재한다. 이름을 가리지 않더라도 지원자의 출신 학교 등을 통해서 인종이나 종교에 대한 유추가 가능한 데다, 입시 담당관이 이러한 정보를 갖지 못할 경우 오히려 기회균등을 위해 소수자를 배려하려는 시도마저 막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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