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부터 예능PD까지…‘이경규’의 도전은 진행형

희극인으로 데뷔, 영화감독·국민MC등
끊임없는 예능 변신이 35년 롱런비결
트렌드 읽는 안목은 언제나 반짝반짝
진행자든 패널이든 최선…후배들에 귀감


데뷔 35년, 여전히 ‘현역’이다. 예능인으로 35년을 꽉 채운 세월은 ‘이경규’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많은 코미디언들이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때에도 이경규는 예능 판에 남았다. 자신의 이름을 건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원조 국민 MC로 활약하면서도 후배 MC들을 뒷받침해주는 감초 패널도 자처했다. 이른바 ‘현재 진행형 코미디언’ 이경규의 예능 인생은 여전히 직진이다.


영화감독부터 예능 PD까지…30년 ‘무한도전기’= “열정이라기보다 주어진 직업에서 끝까지 활동할 수 있다는 건 하늘이 주신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계속 새로운 걸 해서 ‘대박이다’, ‘쪽박이다’ 말이 나오니 부담도 많이 됩니다. 그래도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하고 싶은 걸 다 해볼 생각이고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경규는 지난 7일 MBC에브리원 ‘PD이경규가 간다’를 통해 예능 PD로 등판했다. 1992년 ‘복수혈전’의 설욕일까, 영화감독에 이어 이번엔 예능 PD다. 지난 3일 폐막한 ‘제4회 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는 코미디언 공연에도 도전했다. 이미 정상에 올랐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이경규가 명실상부 국민 MC로 자리 잡은 건 MBC ‘몰래카메라’를 통해서였다. 1991년과 1992년 MBC 방송대상 코미디 부문 대상에 빛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양심냉장고’로 또 한 번의 국민 MC로 거듭났다. 당시 ‘양심냉장고’는 국민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선행한 시민들에게 예기치 않은 선물로 감동을 선사했고, 이에 MBC 코미디 대상을 두 번이나 거머쥐었다. 이경규는 방송 3사 연예 대상을 모두 섭렵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MBC 방송연예대상 최다 수상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코미디언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었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방송에서 ‘흑 역사’로 일컬어지는 영화감독에 도전했다. 1992년 ‘복수혈전’에 감독과 주인공을 맡았으나 성과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07년 차태현을 주연으로 영화 ‘복면달호’로 다시 한번 영화를 선보였다. 무려 35년간 예능 방송과 영화를 넘나들며, 문화 콘텐츠 제작자로서 또 한결같은 예능인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경규의 롱런(Long-Run) 비결은? 결국 ‘도전’= “천재적인 감각과 순간적인 상황판단 능력이 뛰어나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고 말하지만, 결국 이경규의 롱런 비결은 “도전”이다. 이경규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최근 그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젊은 트랜드에 맞게 계속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이다. “국민 MC, 코미디언계 대선배 등 그 정도 역할을 한 사람이라면 과거에 해왔던 것들을 계속 고수하기 마련”이지만, 이경규는 달랐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현재 트랜드에 맞는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정덕현 문화평론가)”해 왔다.

올해의 도전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의 존재감은 ‘낭중지추’였다. 간판 프로그램 MC를 맡아서가 아니었다. 후배들이 자리 잡고 있는 예능에 출연, 패널 포지션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지난 1월 MBC ‘무한도전’의 ‘예능총회’편과 지난 3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해 ‘갓경규’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줬다. ‘무한도전’ 방송 후 가장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은데 이어, ‘마이리틀텔레비전’에는 텅빈 방에 강아지들만 놓고 독보적인 입담으로 ‘펫방’을 훌륭히 이끌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경규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를 잘 파악해 그에 맞는 역할을 한다”며 “자신이 MC를 맡았을 때는 그 역할을 하고, 패널을 맡았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유연한 자세가 롱런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렌드를 파악하는 능력도 굉장히 뛰어나 리얼리티가 강세면 그에 맞춰, 독설이 유행하던 때와 따뜻한 감성이 유행하던 때까지 트랜드 변화를 잘 잡아왔다“고 덧붙였다.

“나이와 더불어 대선배, 국민 MC로 자신의 위치가 있기 때문에 늘 메인으로 나오던 사람이 사이드에 나와서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님”에도 “이경규씨는 자신이 방송의 한 파트로 들어가더라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정덕현 평론가)”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러한 마인드가 어우러져 이경규가 하는 여러 도전들이 젊은 친구들에게 호응을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본인이 기존에 성공했던 캐릭터가 있다고 그걸 고수하는 게 아니라 대중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변화할 수 있을 때 이경규 같은 코미디언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결국 끊임없는 도전이 이경규가 후배 코미디언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유”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