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철강부터 건설까지’ 베트남에 공들이는 포스코 “제2의 중국시장 선점한다”

[헤럴드경제(하이즈엉)=조민선 기자] 지난 1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동남쪽으로 약 50km 달려가 도착한 하이즈엉성 푹디엔 산업단지. 이 곳에는 포스코 북베트남 가공센터인 포스코 VNPC(Vietnam Ha Noi Processing Center)가 자리잡고 있다. 규모 약 6600㎡(약2000평)의 공장 내부는 기계가 가동되면서 섭씨 40도를 넘기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근로자 100여명이 철강 가공에 여념이 없었다. 이 곳은 슬리터(slitterㆍ세로방향 절단기) 기기 2기, 시어(shear ㆍ가로방향 절단기) 1기, 미니 쉬어 1기 등 4기의 설비를 갖췄다. 절단기는 강판 크기를 오차범위 ±0.2mm까지 정밀하게 절단해 제품을 공급한다. 

포스코 VNPC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7년만에 판매량 50배 ‘껑충’=포스코가 2009년 7월 인수한 이 공장은 포스코베트남과 본사에서 만든 냉연, 열연, 도금, 전기강판 등을 절단하고 가공해 한국과 일본 가전사 및 자동차 부품사 등에 판매하고 있다. 적자로 허덕이던 공장을 인수해 적극적 영업을 벌인 결과 7년만에 판매량이 50배가량 뛰었다.

김영효 포스코 VNPC 법인장은 “포스코가 인수하기 전 판매량은 2008년 연간 5000톤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24만 4000톤을 팔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판 24만톤중 가전용은 30%,나머지 70%는 건자재로 공급했다. 특히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가전업체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거기에 품질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캐논, 브라더 등 일본계 사무자동화기기 업체들로 판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올 하반기는 가전 물량이 작년 대비 10%가량 늘어난 40%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VNPC 제품창고 [사진제공=포스코]

▶北베트남 삼성, LG 글로벌 전략지로 부상=공장이 자리잡은 북베트남은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한국, 일본 등 외국계 기업들이 공장을 설립하는 등 제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포스코 VNPC의 최대 고객으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가 하노이 동부 하이퐁 지역에 15억달러(1조6500억원)을 투자해 40만㎡(12만평) 규모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세탁기, 청소기 등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공장은 가전제품은 물론 자동차의 카오디오나 내비게이션 등 통합 전자기기(IVI)를 생산해 지엠,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하노이 북쪽에 공장을 준공중이다.

이같은 수요 증가에 따라, 포스코 VNPC도 이에 발맞춰 신규 설비 도입 등 공장을 증축하고 하노이와 하이퐁 지역에 6000톤 규모의 별도 창고를 운영중이다. 김 법인장은 “단순 가공센터를 넘어 북 베트남의 신규 가전 고객 수요선점과 북 베트남 지역 판매거점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100만~120만달러(약 11억~13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VNPC 내부에서 직원들이 강판 가공 작업을 진행중이다. [사진=조민선 기자]
포스코가 베트남에 건설한 신도시 ‘스플랜도라’ 전경 [사진=조민선 기자]

▶철강부터 건설까지, 포스트 차이나 시장 선점=베트남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7%에 달해 ‘제2의 중국(포스트 차이나)’로 급부상중이다. 7월까지 대(對)베트남 수출 규모는 180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10%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베트남 FTA 협정이 발표되면서 교역 규모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12개 법인과 2개 사무소를 운영중이며 1992년부터 현재까지 총 20억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5월에는 포스코베트남홀딩스라는 대표법인을 설립해 철강, 건설(포스코건설), 무역(포스코대우), 에너지(포스코에너지) 등 분야별 전략을 다지고 있다. 특히 북안카잉 지역 ‘스플랜도라(Splendora)’라는 지역 신도시 개발사업에 포스코건설이 뛰어든 상태다. 이곳은 부지 면적만 264만㎡(80만평)에 달하며 베트남 현지 부호들이 몰리는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가 베트남에 건설한 신도시 ‘스플랜도라’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김선원 포스코베트남홀딩스 대표법인장은 “베트남을 전략 기지로 삼아 투자를 계속 늘릴 계획”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베트남 쪽으로 사업을 확장중이며 산업의 쌀인 철강, 건설, 에너지가 이미 진출해 제공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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