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시ㆍ도교육감에 공립유치원 정원 조정 재량권 넘겨

-공립유치원 정원 축소계획 원점으로

-단서조항으로 시ㆍ도교육감에 정원 재량권 줘…여론 비난 피하려는 듯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교육부가 ‘공립유치원 정원 축소’라는 뜨거운 감자를 지역 교육감에 넘겼다. 공립유치원 정원을 법으로 줄이는 대신 지역 교육감에게 재량권을 줘 지역 여건에 맞게 축소시키겠다고 결론을 낸 것이다.

공립유치원 공급이 수요을 못 맞추는 상황에서 시ㆍ도 교육감에 재량권을 준 것은 교육부로 향한 비난의 화살을 시ㆍ도교육청으로 넘긴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13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도시ㆍ택지개발지역에 공립유치원을 설립할 때 시ㆍ도교육감에게 정원 일부 조정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의 유아교육법 시행령대로 도시ㆍ택지개발지역 등에 초등학교가 신설될 때 초등학교 정원 4분의 1이상의 공립유치원도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의 조항을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당초 공립유치원의 정원을 4분의 1에서 8분의 1로 절반 가량 줄이려다 여론의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교육부는 하지만 시ㆍ도교육감이 인근 지역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해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수용대상 유아수를 정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줬다. 즉 시ㆍ도교육감에 공립유치원 정원을 조절할 수 있는 재량권을 준 것이다. 장관이 정한 범위는 아직 교육부 내부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취학 수요에 맞춰 공립유치원 정원수를 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공립유치원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정원을 줄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과 취학 아동수 감소, 개발지구와 비개발지구의 교육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시ㆍ도교육감에 공립유치원 정원을 줄이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가 교육감에 유치원 정원에 대한 명분 뿐인 재량권을 줘 정원 축소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은 인근 지역의 다른 유아교육 기관의 유아수용 상황을 고려하고, 유치원 설립 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이번 개정으로 지역 간 공립유치원 분포의 형평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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