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甲질’(?)에 “같이 살자” 화난 乙…못 쉬고 거리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 추석 연휴에도 집회 예고

-“생계 불안에 추석 연휴에도 마음껏 쉴 수 없어”

-“연휴 집회 현상은 그만큼 어려운 자영업자 상황 반영”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에서 피자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46) 씨는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걱정이 가득하다. 이미 고향에는 못 내려간다고 말해 놨다. 몇 달째 본사와 계약문제로 집회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시작은 재료비였다. 본사에서 재료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얘기에 가맹점주들은 시위에 나섰고 지난해 말 재료비가 인하됐다.

그러나 최근 본사가 재료비 인상을 다시 추진하자 거리로 나온 것이다. 박 씨는 “몇 달 사이에 다시 올릴 거면 처음부터 왜 내렸는지 모르겠다”며 “생계 문제로 거리에 나오게 되니 추석은 남의 일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추석 연휴에도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할 예정이다.

박 씨의 경우처럼 추석 연휴가 다가왔지만 거리로 나와 항의 집회를 하는 가맹점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본사의 갑(甲)질 논란을 막는 상생협약을 실천하고 있는 곳도 많지만, 협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파기하는 경우도 다시 늘어나면서 가맹점들도 목소리를 내며 추석 연휴까지 거리로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해당 피자 체인점은 지난해 상생협약을 통해 불공정한 식자재 납품 문제를 해소했다. 피자에 가장 많이 쓰이는 치즈 가격을 인하했고 가맹점에서 내는 광고비를 제대로 집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최근 가맹점들이 광고비 명목으로 내는 납입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가맹점들이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에 나섰다.

가맹점 협의회의 김진우 대표는 “가맹점들이 광고비 명목으로 4억 5000여만원을 내고 있는데, 본사는 5억원도 광고비로 집행을 안 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도 나와 본사에 약속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추석 연휴에는 제과점, 분식집 등 가맹점주들의 집회가 서울 곳곳에 예정돼 있다. 모두 본사의 불공정 계약 관계로 생계가 어렵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추석 연휴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제과점 가맹점주인 이모(45·여) 씨는 “추석이라고 해도 과도한 물류비에 당장 생계가 위험하니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추석 연휴에도 물류비 재조정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관계자도 “일부 가맹점의 경우 본사에서 필수로 사야 하는 물건이 전체의 70%에 달한다”며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가맹점주들이 나서서 연휴에도 항의 집회 일정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에 잇따른 집회 예고에 시민단체는 생계 문제가 걸린 가맹점주들이 추석 연휴를 맞아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생발전 시민연대 이수민 간사는 “평소 생계문제로 나서지 못하던 영세 자영업자들이라 오히려 연휴에 시간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연휴에조차 쉴 수 없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말해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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