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농장일꾼들, 미국 최초로 ‘초과수당’ 받는다

농장일꾼 초과 수당 지급 의무화
법안을 발의한 로레나 곤살레스 캘리포니아 주 의원(왼쪽)과 아투로 로드리게스 유나이티드팜워커스(UFW) 대표가 12일 농장일꾼에 대한 초과수당 지급 의무화 법안이 주지사의 서명을 통과한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미국 최대 농업지역인 캘리포니아 주(州)의 농장일꾼들이 앞으로 일반 직장인처럼 초과 근무를 하면 일정액의 초과 근무 수당을 받는다.

미국 언론은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농장주(고용인)의 농장일꾼(피고용인)에 대한 초과 근무 수당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발표한 사실을 12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 농장주들은 앞으로 하루 10시간 또는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한 일꾼들에게 초과 시간에 맞춰 정규 시급의 1.5배인 초과 근무 수당을줘야 한다.농부들의 정규 근무 시간은 하루 8시간 또는 일주일 40시간인 일반 직장인 근무 시간보다 길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농부들에게 초과 근무 수당 지급을 의무화한 것은 캘리포니아 주가 처음이다.

2019년부터 단계적인 시행을 거쳐 2022년부터 이 법안은 본격 효력을 발휘한다. 2025년에는 직원 25인 이하 농장에도 확대 적용된다.

미국 언론은 농부들이 드디어 일반 직장인과 비슷한 대우를 받게 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미국 의회는 1938년 직장에서의 최저 임금과 초과수당 기준과 관련한 연방법인 공정 노동 기준법을 제정했다.그러나 당시 일꾼의 대다수가 당연한 차별 대상으로 여겨지던 흑인이었던 탓에 농장 노동자는 이 법의 울타리에 포함되지 못해 일반 직장인과 같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주에 기반을 둔 농장 노동자들의 노조인 ‘유나이티드 팜 워커스’(United Farm Workers)는 1960년대부터 농장일꾼들을 배제한 연방 공정 노동기준법이 인종차별주의적이며 불공정하다며 그간 주 의회와 주지사를 강하게 압박해왔다.농장일꾼에게 초과수당 지급을 명문화한 법안이 2010년과 2012년 잇따라 주 의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액션 배우 출신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전 주지사는 2010년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2012년에는 법안이 의회의 최종 투표를 넘지 못했다.줄기차게 농장일꾼의 권리를 주창해온 UFW는 이날 마침내 주 의회와 주지사에게서 백기를 받아냈다.2019년부터 이 법이 시행되면, 농장일꾼들의 근무 시간은 해마다 30분씩 줄어 법안이 본격 시행되는 2022년에는 일반 직장인과 같은 8시간으로 2시간 축소된다.주지사는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이 법의 시행을 1년간 유예할 수 있다.농작물에 물을 대는 노동자, 목장 종업원, 농작물 수확 노동자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의무 근로 시간도 줄어든다.민주당 소속인 브라운 주지사는 입법 과정은 물론 서명 사실을 발표한 이 날에도 특별한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아투로 로드리게스 UFW 대표는 “법안에 찬성한 의원에게 고마움을 건넨다”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브라운 주지사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농사의 계절적인 특성이 초과 근무라는 말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아울러 비용 상승으로 농장주들이 다른 주 또는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고, 이는 결국 농장일꾼들의 근무 시간 단축으로 이어져 일꾼 수십만 명에게 피해를 안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캘리포니아 주는 역시 미국 최초로 1975년 농장주와 농장일꾼들 간의 노사 협약법을 제정했다.농부들의 완벽한 자유와 노조 단체 결성 등을 골자로 한 이 법에 따라 농장주들은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물과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 농장 노동자에게 적절한 보상과 실업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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