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진화하는 윤계상의 연기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윤계상은 최근 종영한 tvN ‘굿와이프’에서 서중원 변호사라는 캐릭터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수트가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월스트리트 금융가에서 일하는 남자의 멋과 매력이 풍겼다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실제로는 학창시절 무척 어렵게 살았다고 했다.

“약수동 13평의 작은 집에서 다섯 식구가 힘들게 살았다. 특히 부모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런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의외였다. 윤계상은 얼굴에서 고생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았지만, 힘들게 자라면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작품과 작품속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 예사롭지 않았다.


윤계상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 ‘태양은 가득히’ ‘라스트’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룹 god 출신이지만 목소리가 저음인데다, 모션도 크지않아 처음에는 연기가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조금씩 내공이 쌓이는 듯했다. 그 내공이 서중원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만개할 수 있었다. 윤계상은 선과 악, 냉철함과 따뜻함을 함께 연기하며캐릭터의 매력을 잘 표현했다.

“서중원 캐릭터는 선과 악으로 나눠지는 인물이 아니었다. 모든 게 엮여있다. 하지만 자신을 성찰할 수 있었다는 것은 중요한 포인트였다. 김혜경(전도연)과 사랑이 동기가 됐건 다른동기가 있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캐릭터였다. 악행을 하지 말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책임을 지려는 것이 조금 더 보여졌으면 했다.”

그럼에도 전도연과의 만남은 엄연히 불륜이다. 이에 대해 윤계상은 할 말이 많았다.

“처음부터 김혜경의 사랑을 움직이려고 한 건 아니다. 3회에서 김혜경의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정말 나쁜 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움직였다.”

윤계상은 “나도 한국사람이다. 미국과의 정서 차이를 안다. 하지만 점점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면서 “내(서중원)가 분명히 잘못한 것은 있지만, 김혜경 자신이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의 결정에는 윤리보다 앞서는 부분이 있다. 김혜경이라는 여성이 처해진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계상은 그런 말을 하면서도 전도연과 유지태가 쇼윈도부부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정할만 하다고 했다.

“두 사람이 왜 이혼하지 않을까라고들 했다. 감정이 바닥까지 갔고, 그 사실을 세상이 다 알고 있고. 내가 이런 상태까지 세세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여기서 쇼윈도부부를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 스태프들이 많았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윤계상은 연기를 하다 보면 비어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연기를 하고 싶었다.

“사실 모두 모순되는 이야기였다. 법의 잣대에 따라 큰 돈을들여 변론을 잘하면 빠져나갈 수 있는 이런 것과 교묘하게 맞불려 있었다.”

가수 출신 배우인 윤계상은 지난 10년간 연기하면서 힘든 적도 있었기 때문에 안주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연기한다고 했다. 그는 “배우가 어떤 타이밍에 못할 수도 있다. 한번이나 두번 할 생각이 아니면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해야한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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