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사태 50일’…학내 분규, 추석 앞두고 ‘장외전’ 일파만파

-재학생 4000여명 참가 ‘긴급 학생총회’ 개최…총장 사퇴 촉구 및 향후 시위 일정 및 방법 결정

-학생들, 국회 및 정부 기관에 학교 및 법인 관련 각종 의혹 감사 요청…장외전 본격화

-학교측 예의주시…교수사회는 학내 분규의 장외전 확산에 우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추석 당일인 15일이면 본관 점거 농성으로부터 시작된 이화여대 학내 분규 사태가 발생한 지 50일째를 맞이한다.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유일한 사태 해결의 조건으로 내세운 최경희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이사회가 나서 일축한 데 이어 학생들이 즉각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나서며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대강당에서 긴급 학생총회를 개최했다. 

12일 오후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총 4070명의 재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학생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총학생회는 최경희 총장 사퇴 요구 등이 담긴 ‘이화인 3대 요구안’ 등을 가결했다. [사진제공=이화여대 총학생회]

총 4070명(학생회 배부 비표기준)의 재학생이 참석할 이날 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 및 처장단의 책임이행 및 사퇴 ▷학내 의사결정구조 민주화 ▷학내 구성원의 교내 학칙에 의한 처벌 및 법적 책임 불문을 내용으로하는 ‘이화인 3대 요구안’을 채택했다. 이어 오는 20일과 22일, 27일 오후 7시에 행진시위를 진행하고, 19~23일 열리는 채플 수업에서 피켓팅 시위를 벌인다는 내용을 가결했다.

이날 총회에 앞서 본관 점거 농성에 참여 중인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이사장님의 편지에 대한 학생 입장 발표문’이라는 글을 통해 국회, 정부, 관할 지자체 등에 학교 및 이사회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장외전’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총 1939건의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민원을 통해 학생들은 ▷마곡병원 건설 ▷이사회 회의록 삭제 ▷부총장 법인카드 유용 ▷명예총장에 대한 예우 및 유지비 ▷적립금 사용내역 ▷평단사업과 관련해 교육부와 사전 교감 여부 등의 의혹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에 감사를 요구했다. 또, 지난 7월 30일 경찰 병력 1600여명이 학내에 진입해 학생들과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하고,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한 사법처리를 위해 주동자를 지목, 소환한 것에 대해서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국정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학교측은 학내 분규의 성격을 띄었던 이번 사태가 외부까지 번지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최대한 신중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이화여대 관계자는 “이번 감사 요청은 학생들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언했던 사안인 만큼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며 “다만,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는 것은 외부에서 볼 때 ‘진흙탕 싸움’으로 보일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학생들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마련했던 의사소통 구조 개선 대책을 차질없이 실시하는 것 역시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학교측은 추석 연휴 이후 22~27일 네 차례에 걸쳐 학생, 교직원, 동문 대표가 참여하는 ‘함께하는 이화정책포럼’을 개최해 의사소통 구조 혁신을 위한 단과대학별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학내 주요 구성원 중 하나인 교수사회에선 학내 분규 사태가 장외전으로 번진 것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모습이다. 이번 사태에서 뚜렷한 의견을 밝히지 않은 한 이화여대 교수는 “학생들과 학교ㆍ이사회 측의 서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총장 사퇴‘라는 사안을 두고 너무나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만큼 극적인 타결은 더이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갈등 당사자인 학생이나 학교ㆍ이사회가 내부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채 외부에 문제 해결을 요청하게 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화여대엔 향후 큰 상처가 될 것으로 본다”고 걱정했다.

[지난 2일 이화여대 본관 점거 농성 중인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학내 분규 사태 해결을 위한 이화학당 이사회의 결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동윤 [email protected]]

사태 해결을 위해최 최 총장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교수협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김혜숙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데 외부의 힘을 빌어오려는 학생들의 방식이 우려스럽지만 대화의 접점이 전무한 상황에서 학생들로서는 불가피한 방법”이라며 “최 총장의 퇴진이 필요하다 주장한 교수들이 소수일 뿐이라며 무시한 이사회가 교수들의 거듭된 질문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실은 유감이며, 서명에 참가한 교수들이 조만간 모여 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회의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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