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롱비치 다음엔 싱가폴에 하역

지난 10일 롱비치항에서 하역을 시작한 한진해운이 이번에는 싱가폴 항에서의 하역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폴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항만으로 평가된다. 현재 싱가폴 인근에는 한진해운 선박 21척이 운항 혹은 대기 중이다. 정부가 지정한 집중관리 선박 41척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로 한진해운 전체 선적 화물의 약 27%인 9만 1499TEU가 몰려 있다.

한진해운은 화물 하역을 위해 지난 9일 싱가폴 측에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를 신청했고 싱가폴 정부 측은 이를 잠정발표했다. 한진해운은 싱가폴 측이 스테이오더를 확정하면 바로 접안을 시도할 예정이다.

문제는 스테이오더 통과가 아니라 하역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진 측은 한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는 롱비치터미널 운영법인 TTI(Total Terminals International)의 지분을 담보로 600억원을 대여해 하역비로 융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TTI를 담보로 잡으려면 이미 담보가 설정돼 있는 6개의 글로벌 금융기관과 TTI의 제 2대 주주인 스위스 해운업체 MSC를 설득해야 하는데 이들 입장에서는 한진그룹을 도울 이유가 없다. 또 만에 하나 이들을 설득한다 하더라도 하역에 필요한 자금은 최소 1700억원으로 알려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박의 해상 대기에 따른 유류비와 항비 등 비용이 더해지기 때문에 필요 금액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외에도 각국 항만이 현금 거래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무역 전문가들은 “스테이오더를 받고 하역비를 마련해 하역을 한다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역을 마치더라도 운송료를 염려해 수송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각국의 트럭과 기차회사들을 설득해야 한다. 만일 제품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한진해운에 대한 주문량이 급감하게 돼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롱비치 항 하역으로 최악의 사태를 모면한 한진해운은 조만간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등에서도 스테이 오더를 신청해 하역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며 정부는 하역 이후 목적지까지의 운송비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추경으로 마련한 4000억 원을 중소 수출물류 업첵에게 지원해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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