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가위 세상 ①] 꽃청춘 꾸짖지 마세요…2030 황금연휴는 무조건 해외

-추석연휴 본격 시작전 주말부터 공항 출국장 젊은층 북적
-인천공항공사 “13~18일 인천공항 이용객수 100만명 육박”
-설문조사 결과 20대 13% “이번 추석연휴에 해외여행 계획”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직장인 공혜정(26ㆍ여) 씨는 추석 연휴를 맞아 사촌 언니와 함께 스위스로 9일간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두 번의 주말과 기존 추석 연휴에 지난 여름 사용하지 못한 휴가 이틀을 사용해 다녀오게 된 것. 김 씨 일행 뿐만 아니라 사촌 오빠 역시 연휴를 맞아 휴가를 사용해 방콕에 살고 있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게 됐다. 김 씨는 “추석 당일 차례엔 할아버지, 할머니와 부모님, 숙부 등 어른들만 모여 지내게 됐다. (본인을 포함한) 사촌들 모두가 바쁜 직장생활 탓에 제대로 해외여행 한번 떠날 기회가 없다는 상황을 어른들께서 이해해 흔쾌히 허락해주셨다”며 “회사 내에서도 이번 연휴를 활용해 고향 대신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동료들이 많다”고 했다.

지난 13일 인천공항 출국장.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정희조 기자/[email protected]

이른바 ‘황금 연휴’로 불리는 이번 한가위를 활용해 시골에 위치한 고향집에서 일가친척이 모이는 전통적인 모습의 명절을 보내는 대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부터 인천공항 출국장은 황금연휴를 이용해 해외로 떠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본격적인 연휴가 14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천공항의 혼잡은 다소 이른감이 있었다. 특히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는 해외로 여행을 떠나려는 20~30대 직장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13일부터 일요일인 18일까지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거나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은 약 98만6300명으로 예상됐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16만4300명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여파로 여행객이 급감했던 지난해 추석 때에 비해 약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기간에 인천공항에 이ㆍ착륙할 항공기는 지난해보다 15%가량 늘어난 898편이다. 지난 12일부터 휴가를 내는 직장인을 감안하면 추석을 맞아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해외여행객 수의 증가를 이끄는 것은 20~30대 젊은층이다. 국내 한 유명 여행사가 국내 2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추석 연휴 중 여행을 계획했다는 응답자는 20대가 54.8%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50%로 그 뒤를 이었다. 40대(49.2%)와 50대(46.4%)는 20ㆍ30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낮았다. 다른 조사에서는 전체 20대 응답자의 13%가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휴를 맞아 대학 동기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김모(37) 씨는 “얼마 전까지는 명절에 친지를 만나지 않고 해외여행을 간다는 사실 자체를 밝히는 것이 꺼려졌지만, 최근에는 당당하게 여행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며 “최근 5년 사이 명절 연휴를 맞아 귀성길 대신 해외 여행에 나선다는 신입 직원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20~30대 젊은층이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연휴를 이용해 귀성길에 나서는 대신 해외여행을 즐기게 되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학중 가정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에는 주로 직계가족 중심의 친족관계를 형성하며 과거에 비해 친척간의 교류 범위도 줄어든 것과 동시에 예전에는 가족을 통해 얻던 각종 효과를 사회적인 기능을 통해 얻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며 “명절이 과거 친척들이 다같이 모여 조상을 모시는 기능을 했던데 비해 최근에는 긴 휴가 정도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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