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이 책임자 5명, 회사 가라앉는 동안 ‘일당 최소 1800만원’씩 챙겼다

-한진해운ㆍ현대상선ㆍ대우조선해양 등 오너ㆍCEO 5명 보수ㆍ배당 등 최소 329억
-최은영, 한진해운서 퇴직금 받던 해 유수홀딩스 연봉 12.5억…2007년 후 최소 179억 수령
-“재산 100억 내놓겠다”…물류손실 합계 1% 못 미쳐
-현대상선 현정은 ㆍ삼성중 박대영도 작년 보수 증가, 대우조선 고재호 22억 챙겨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ㆍ민상식 기자] 한국 경제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해운ㆍ조선업계 대표들이 회사는 수년 간 대규모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개인 곳간을 ‘확실히’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 회사 오너는 적자 중인 주력기업서 수십 억 퇴직금을 챙기는 동안 소위 ‘잘 나가는(?)’ 또 다른 회사에선 일반 직원 20배가 넘는 연봉을 받아가기도 했다.

이들 ‘책임자’ 5명은 지난 3∼9년 간 보수 및 현금배당 등 최소 329억원을 챙겨갔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1803만원씩 벌었다.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이달 1일 회생절차(법정관리)가 결정된 한진해운은 해운경기 악화로 2013년 영업손실만 4123억원에 달했지만,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 등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받아 2014년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7조7354억원으로 2013년(9조6497억원)보다 19.8% 줄어들었다.

이처럼 극심한 경영난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서 최은영(54) 전 회장은 최근 3년 간 보수로만 74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특히 그가 2014년 챙긴 57억5000만원 가운데 52억4371만원은 퇴직금이었다. 한진해운 경영에 관여한 8년여 기간에 비해 과한 보상을 받았단 평가다. 이는 지난 9일 국회 ‘조선ㆍ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야야 의원들이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뿐 아니다.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서 퇴직금을 받은 2014년 그는 유수홀딩스 대표이사 자격으로 직원 1인당 평균급여의 20배 수준인 12억2500만원의 총보수를 수령했다. 유수홀딩스의 종속기업들은 싸이버로지텍(소프트웨어 개발ㆍ판매)ㆍ유수에스엠(선박관리업)ㆍ유수로지스틱스(화물운송 중개ㆍ대리 및 관련 서비스업) 등이다. 시장서 ‘알짜배기’란 평가를 받던 기업들이다.

지난 3년 간 최 전 회장이 2014년 분을 포함, 유수홀딩스에서 받은 보수총액은 35억7000만원이다.

급여 뿐 아니라 손에 쥔 회사 주식에 기대 수령한 현금배당도 상당하다. 그는 한진해운 경영권을 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두 딸과 함께 이 명목으로 69억원을 받았다. 한진해운은 2007년 주당 500원ㆍ2008년 주당 750원ㆍ2010년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결국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ㆍ유수홀딩스에서 공식적으로 받아간 돈은 최소 179억원이다.

‘도덕적 해이’ 비판에 휩싸인 돈도 있다. 최 전 회장과 두 딸은 갖고있던 한진해운 주식을 모두 팔았다. 최 전 회장의 시아주버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이 때 매각한 주식 규모는 한진해운 전체 주식 0.39%인 96만여주로 약 31억원 가치다. 시세차익은 1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두고 불공정거래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 [사진=헤럴드경제DB]

한편, 최 전 회장은 12일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벌어진 물류대란 등 일련의 사태를 책임지고 개인재산 100억원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까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파악된 물류비 등 손해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13일 정부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비용문제로 목적 항구에 닿지 못하고 대기 중인 배만 77척이다. 하역비만 1700억원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한국선주협회는 하역이 늦어지며 추가로 발생할 터미널 이용료가 6500억원, 추가 운송비 3000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최 전 회장이 내놓을 ‘100억원’은 회사의 손실합계 1조1200억원 대비 0.8%수준인 셈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 주축기업 가운데 하나인 현대상선도 다를 바 없었다. 매출은 2013년 7조686억원에서 지난해 5조7685억원으로 1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현대상선은 이 기간 동안 단 한번도 영업흑자를 내지 못했다. 2013년 3626억원의 영업적자를 비롯해 2014년(-2350억)과 지난해(-2535억원)에도 대규모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해마다 수천억원 적자를 냈지만 현정은(61) 회장은 매년 1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2013년과 2014년 보수는 8억80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억6000만원으로 9% 올랐다.


다만, 현 회장은 자율협약 신청 전 사재 300억원을 출연하고, 지난 3월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자구안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만큼 그룹의 명운을 걸고 현대상선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정은 회장은 2003년 남편 정몽헌 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5남)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자 현대그룹 수장 자리에 올랐다. 현 회장의 부친은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으로 현대상선의 모태인 신한해운을 창업한 인물이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대표(왼쪽부터), 이재성 현대중공업 전 대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해운업계와 함께 핵심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된 조선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빅3’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도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14조8345억원이었던 매출이 2년 만에 9조7144억원으로 3분의 1가량 쪼그라들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까지만해도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적자액은 1조5019억원에 달한다.

박대영 대표의 보수는 지난해 1조원대 영업손실을 봤는데도 2013년 이후 3년째 10억원이 넘는 임금을 받아왔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매출액은 2013년 이후 2년간 15조원대를 지켰지만 영업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영업적자는 2013년 7783억원, 2014년 7429억원을 보이다 지난해에는 2조9371억원으로 치솟았다.

고재호 전 사장은 매년 대규모 영업적자에도 2013년과 2014년 회사에서 8억원대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엔 퇴직금 15억여원을 포함해 21억5400만원을 챙겼다.


현대중공업도 2014년 이후 조 단위 영업적자를 보고 있다. 2013년 801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4년 적자로 전환됐다. 영업적자는 2014년 3조2494억원, 지난해 1조540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재성 전 대표는 2013년 9억7135억원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퇴직금 24억3500만원과 함께 36억원이 넘는 돈을 회사에서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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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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