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밀리면 대권도 없다”…대선주자들 명절 후 지지율 촉각

[헤럴드경제] 정치권의 촉각이 추석 민심에 온통 쏠려 있다.

명절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모이는 전국적 민심이 정치적 여론을 형성하고 이는 향후 대선 정국의 흐름을 따져볼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 직전 해의 추석은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이를 기점으로 지지율 반등을 꾀하지 않으면 대권에 다가서기 쉽지 않다는게 정치권의 통설이다.

대선 직전 해의 추석을 전후한 시기에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주자가 모두 대권을 거머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시기에 최소한의 지지율을 확보한 후보가 대권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18대 대선 당시인 2011년 8월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안철수라는 거물을 상대로 3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선두경쟁이 손을 땀에 쥐게 했지만, 박 후보는 막강한 적수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문·안 두 후보의 막판 단일화까지 제치며 사상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알렸다.

17대 대선 상황은 더욱 극명하다.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고 한나라당에 복귀한 이명박 후보는 2006년 7월 지지율이 20%대로 급상승, 같은 당 박근혜 후보와 초접전양상을 보였다. 추석이 가까워진 8월 30% 안팎까지 치고 가더니 이듬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다만 15∼16대 대선에서는 대선 직전 해 가을 지지율이 밀린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이 후보들은 적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15대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는 ‘대망론’을 꿈꾸다 고배를 마셨다. 대선 직전 해인 1996년 4월만 해도 신한국당 이 후보는 지지율 10%대의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를 따돌리고 35% 안팎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과 이인제 후보의 당내 경선 불복 등 악재로 지지율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김 후보가 국민의정부 깃발을 꽂는 데 성공했다.

16대 대선 1년 반 전인 2001년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위협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그해 연말 이 총재와의 가상대결에서 3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강력한 후보로 급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노 후보는 이듬해 4월 지지율 60%라는 드라마를 연출, 대통령에 당선됐다.

역대 대선에서 1년여를 앞둔 시점이 지지율 흐름에 비춰 여야 잠룡들은 올해 추석을 기점으로 연말까지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권은 총선과 연이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3당 구도라는 외형적 세력 틀을 구축했지만 대권지형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다만 야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독주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고, 새누리당은 후보 기근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면 문 전 대표와 반 사무총장이 양강을 형성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뒤쫓는 구도를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1일 전국 성인 남녀 1521명을 상대로 조사한 대선 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반기문 21.0%, 문재인 17.8%, 안철수 11.0%순이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타 잠룡들은 한 자릿수 이하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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