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發 물류대란] 선대 축소 들어간 한진해운, 내달 초 청산 여부 ‘윤곽’

[헤럴드경제=조민선ㆍ고도예 기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돌입이후 용선 재계약이 어려워지자 벌크선 2척을 반납하는 등 선대 축소에 들어가면서 회사의 회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법원에선 내달 초쯤 한진해운의 회생, 청산 여부의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회사 측은 선박금융펀드로부터 빌려 운영하던 벌크선인 ‘한진 리버풀’과 ‘한진 이사벨’을 최근 펀드사에 반납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계약 갱신이 어려워지자 청산 절차를 밟은 것이다. 한진해운 품에서 떨어져나온 두 선박은 최근 그리스계 선사에 각각 800만달러(약 89억원), 830만달러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벌크선은 모두 3만6천DWT(재화중량톤수)급 소형 선박으로 2012년 건조돼 한진해운 노선을 운항해왔다.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마자 매각되면서, 한진해운의 용선 벌크선은 총 21척으로 줄었다.

이처럼 선대를 축소해 나가고 있는 한진해운의 생사 여부는 내달 초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생사를 가를 조사를 맡을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내달 7일 제출하는 중간보고서를 기반으로, 청산과 회생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생사 여부는 기존 영업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살려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당장 법원은 한진해운이 ㈜한진에 아시아·동남아 8개 항로 영업권을 넘기지 못하도록 자산보전처분 명령을 내렸다. 한진해운은 지난 6월부터 그룹에 항로 영업권을 넘겨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다. 안팎에서는 법원이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종길 한국해운물류학회 회장(성결대학교 동아시아물류학과 교수)은 “한진해운이 청산될 경우 운영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하는데 몇 십 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그간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키워온 부산항의 지위가 위태로워진다는 점 등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중간보고서에는 한진해운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가 수치화된다. 계속기업가치에는 회사가 지속적 영업을 할 경우 채권자들이 돌려받게 될 금액을, 청산가치에는 당장 자산을 팔아 빚을 갚을 경우 채권자들이 받을 금액이 각각 표시된다. 이를 비교해 한진해운의 청산과 회생 중 어느 쪽이 유력한지 점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법원은 다음달 28일 나오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와 11월 25일 한진해운이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회생ㆍ청산여부를 결정한다.

일각에선 한진해운의 영업네트워크가 상당부분 훼손된 상태라 회생계획을 마련해도 재기가 어렵다는 진단도 내놓는다. 이미 지난달 31일 한진해운이 속한 글로벌 해운동맹인 ‘CKYHE’는 한진해운에 사실상 해운동맹 퇴출을 통보했다. 한진해운이 위탁받은 화물을 동맹사 선박에 싣지 않고, 동맹사 화물도 한진해운 선박에 싣지 않겠다는 것이다. 파산법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들은 “한진해운의 기존 20개 네트워크는 사실상 못쓰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네트워크가 망가진 한진해운이 회생 결정이 난다고 해도 얼마나 제기능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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