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發 물류대란] 필요비용 눈덩이처럼 불어…물류대란 수습 ‘요원’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진해운의 전ㆍ현직 경영진이 500억원을 투입했지만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대란은 수습이 요원해 보인다. 당장 전 세계 항만에 화물을 내려놓기 위한 하역비가 1700억원가량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마저도 점차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물류대란을 빌미로 하역비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거점항구로 선정한 독일의 함부르크 터미널은 컨테이너 반출을 위해선 박스당 3000달러(335만원) 비용 지불을 요구했다. 독일은 한국 법원의 스테이오더조차 인정하지 않은 국가로, 부산항이 컨테이너당 60만원을 요구하는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비용을 요구한 셈이다. 싱가포르항에서도 밀린 비용을 한꺼번에 요구하며 하역비를 2배 이상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주도하는 법원은 컨테이너를 모두 하역하는데 드는 비용을 약 17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진해운이 이미 투입한 200억원과 전ㆍ현직 경영진의 사재 500억원을 더해도 여전히 1000억원이 부족한 셈이다.

거기에 독일,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 항구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필요한 경비가 불고있다. 하역을 위해 각국 정부와 법원, 터미널, 하역업체들과 개별적으로 비용 협상을 거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하역비를 해결해도 첩첩산중이다. 미국의 경우 세이프존(압류금지명령 발효 지역)으로 선박 압류 우려 없이 화물 하역이 진행중이지만 이 화물을 트럭이나 철도 등으로 운송하는데 비용이 또 필요하다. 

운송 업체들이 한진해운의 물량 수송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송 자체가 가능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하역 이후가 더 큰 문제“라며 ”필요자금은 수천억인데 지금 상황으론 하역이 다 되더라도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하는게 가능할지 여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컨테이너 하역 이후 육상운송 비용이나 빈 컨테이너 처리, 미납 용선료 등을 포함해 물류대란 사태를 완전히 풀어내려면 최소 6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23곳 해외 선주들과의 연체 용선료 등 뒷수습까지 해결하려면이번 사태의 수습에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화주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물류업계에선 결국 하역까진 한진해운이 나머지 절차는 화주들이 감당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날 ‘수출화물 물류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수출차질액은 약 1억2700만달러(약 1413억원)에 피해 건수는 352건(346개사)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해외 선박입항 거부가 155건으로 가장 많았고, 해외 선박억류가 104건, 한진해운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하고 있어 장차 피해가 우려되는 사례가 36건으로 집계됐다. 항로별로는 아시아가 1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155건), 미주(146건)가 뒤이었다.

문제는 자금 지원의 주체다. 한진 오너가의 자금 지원이 500억원에 그치고 정부가 지원 불가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사태의 해결은 안갯속이다.

한진 측도 더 이상의 자금 지원은 어렵다는게 공식 입장이다. 물류대란을 촉발한 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원칙론을 앞세워 자금 지원은 없다고 못박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한진해운의 경우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매우 미흡했다”며 “해운이 마비되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도와줄 수밖에 없다는 안일한 생각이 이번 국내 수출입기업들에 큰 손실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업이 회생 절차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정부가 모든걸 해결해줄 것이라는 식의 운영방식은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금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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