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는 방긋, 한국에서는 우울

“원정에서 승리했지만 본진은…”

미국과 인도 등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연간 판매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가 막상 자신의 본진에서는 그 입지를 잃고 있다.

한때 40%에 육박하던 현대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어느새 30% 초반까지 떨어졌다. 포터를 제외한 승용차 부분에서는 이미 기아차에게 밀렸다. 이는 고급화를 선언한 제네시스 브랜드를 제외하면 더욱 확연하다.

지난 8월 현재 현대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31.6%다. 지난 2012년 당시 38.7%에 비해 무려 7.1%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판매량에 3만 2105대에 머물며 기아차(3만2695대)에게 추월당했다. 전체 점유율 역시 29.7%로 30% 마지노선을 잃었다. 지난해 76만 1710대로 역대 판매 신기록을 경신했던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과는 크게 대비되는 결과다.

현대차의 판매 부진은 야심차게 선보인 신모델의 판매 부진과, 시장 다변화 그리고 외국차의 약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신차의 경우 수입차보다 더 잘팔릴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아슬란과,친환경차 아이오닉 모두 시장에 안착하는데 실패했다. EQ900역시 출시 초기 월 3000대였던 판매고가 최근에는 월 1000대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여기에 현대차의 효자모델인 아반테와 쏘나타도풀체인지를 했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다. 월 1만대가 기본이던 아반테는 8000대 수준으로, 연 15만대가 쉽던 쏘나타는 연 10만대도 버겁다.

여기에 SUV/ CUV 라인의 부진, 유사 차종의 연이은 출시 그리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앞세워 도전하고 있는 외국차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SUV는 쏘렌토와 스포티지를 앞세운 기아차에게 못미치고 있고 세단도 SM6나 말리부에게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올해 폭스바겐 사태 등으로 수입차 브랜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판매가 2.3%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매년 겪는 노조 파업은 생산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해 29.6%로 상승한데 이어 올해는 점유율 32.3%를 기록하며 1위자리를 굳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가 현대에서 떨어져 나오면 업계 1위를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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