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체제 리더십해부①새누리]이정현ㆍ정진석 ‘친박과 낀박의 양날개로 난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새누리당은 4ㆍ13 총선 참패 후 친박(親박근혜계)과 비박(非박근혜계)의 양 계파간의 극심한 분란을 거쳐왔다. 총선 직후 구 당지도부의 사퇴, 원내대표 선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전당대회 등을 숨가쁘게 진행하며 이정현 당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투 톱’체제를 비로소 완결했다. 14일로 이정현-정진석 체제는 1개월을 갓 넘게 됐다.

총선부터 지도부 구성까지 4개월여간 당쇄신을 두고 비박계가 가장 많은 문제제기를 했지만, 정작 결과는 ‘비박’의 날개가 꺾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현재 ‘친박’과 ‘낀박’의 두 날개로 나는 형세다. 이정현 대표는 청와대 홍보수석을 거친 친박 핵심으로 꼽히고, 정진석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엷은 중립 성향으로 자칭 타칭 ‘낀박’(친박과 비박 사이에 낀 박근혜계)이다.

한달간의 당운영은 ‘이원집정부’ 형태다. 청와대ㆍ정부와의 관계, 즉 ‘외치’는 주로 이 대표가 맡아서 하고 있다. 야당과의 정책협상이나 원내 현안 등 ‘내치’는 정 원내대표가 주도한다.

리더십의 유형도 다르다. 이 대표는 정책 현안 중심으로 현장을 훑는 ‘문제 해결형’이다. 대신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나 입장 개진은 하지 않는 편이다. 당정청간 협력을 주도하지만 청와대나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내지 않는다. 정책적 조율이나 건의에 집중한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에서는 친박과 비박, 대외적으로는 당정청과 야당 사이에서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여러모로 두 세력 사이에 끼어 있는 모양의 입지다. 당의 주도권이 친박계로 넘어간 가운데에서도 때로 비박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운 균형추를 완화하기도 한다. 이 대표와 달리 청와대에 비판적인 의견도 낸다. 대야 공수(攻守)도 주로 정 원내대표가 맡는다. 

이 대표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쇠뿔도 단김에 빼는’ 리더십이라면, 정 원내대표는 ‘곰같은 행보와 여우같은 전략’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이 대표의 취임 후 새누리당 내에선 표면적으로나마 친박의 리더격인 최경환ㆍ서청원 의원 등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드러나진 않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두 사람을 둘러싼 총선 당시의 공천 개입 의혹 녹취록 공개보도나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 논란(최 의원)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친박의 신임을 두루 받는 이 대표가, 계파갈등으로 인한 당내의 여러 잡음의 소지를 줄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낀박’을 자처하는 정 원내대표가 당내 비주류의 목소리를 걸러서 당운영에 반영함으로써 친-비박 진영이 정면 충돌할 여지도 적어졌다.

우병우 민정 수석 거취 문제를 두고서는 이 대표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여론이나 언론, 야당의 거센 공세에도 침묵으로 일관한데 반해, 정 원내대표는 사실상 자진 사퇴 요구의 뜻을 밝혀 두 사람간의 이견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부에선 당 지도부의 균열로 보기도 했으나 두 사람간의 입장차이가 더 이상 문제되거나 확대되지는 않았다. 이 대표도 거듭 원내 문제에 대해서는 정 원내대표에 일임한다고 밝히고 두 사람간의 전반적인 역할분담과 당 운영에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당청관계나 일부 현안에 대해 두 사람의 이견이 있다고 해도 당분간은 표면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파문과 북핵실험 이후 안보 현안에 대해 당의 결집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친ㆍ비박간 갈등이나 현안에서의 이견이 모두 수면 밑으로 잠복한 형국이다.

그러나, 당 안팎 일부에서는 이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있다. 모든 정책현안에 대해 일일이 직접 챙기는 이른바 ‘만기침람’식의 업무수행을 두고 피로감이나 불만도 나온다. 특히 당청관계를 두고서는 청와대의 입장을 지나치게 무비판적인 태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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