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희비 ②] 같은 캐셔인데… 한국마트는 개미, 외국계는 베짱이

-‘비정규직’ 국내마트 캐셔는 일하고… “2년째 명절에 시댁ㆍ친정 못가고 있어”

-‘정규직’ 외국계마트 캐셔는 쉬고…대신 ‘시즈널 아르바이트 직원’ 따로 채용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추석 연휴동안 정상적으로 영업하면서 마트업무 종사자들 역시 연휴동안 근무를 서게 됐다. 하지만 국내 업체의 경우 기존의 근로자들이 추가로 휴일근무를 하는 데 비해, 외국계 업체의 마트는 연휴기간 근무를 위한 임시직을 새로 고용하는 등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말을 포함한 이번 추석연휴 동안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은 정상영업에 들어갔다. 홈플러스의 경우 112개 점포가 추석 당일 영업을 했고 영업시간은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였다. 롯데마트의 경우 84개 점포가, 이마트는 109개 점포가 추석 당일 정상 영업을 했다. 

[사진=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명절연휴동안 정상영업에 돌입하면서 마트업무 종사자들도 휴일 근무를 서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국내 대형마트 캐셔들과 달리 외국계 마트의 경우 정규직 캐셔직 대신 연휴 기간을 위한 ‘시즈널 아르바이트’들이 새로 채용돼 근무를 서 기존 캐셔들은 휴일에 근무를 서지 않게 됐다.]

따라서 해당 마트의 캐셔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추석 당일에도 근무를 서야 했다. 지난해 8월부터 대형마트 캐셔로 근무하고 있는 김모(32) 씨는 “남들은 연휴가 길어서 해외여행도 가고 푹 쉬기도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평소와 똑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사실 심정적으로 더 힘들다”며 “지난해 추석 때도 그렇게 명절에 시댁과 친정을 제대로 가지 못해 친척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당 대형마트 관계자는 “추석 연휴 근무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서만 근무를 선다”며 “본인이 희망했고 휴일수당을 받기 때문에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의무 휴일만 지키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이에 김 씨는 “매니저가 ‘아무도 연휴근무를 희망하지 않으면 마트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원도 안돼 큰일난다’며 캐셔들에게 근무를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비해 외국계 마트체인의 경우, 연휴기간동안 영업은 하지만 기존의 직원들은 대부분 근무를 서지 않는다. 대신 추석 연휴동안 일할 아르바이트 인력을 새로 채용했다. 한 외국 업체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지점별로 ‘시즈널 아르바이트직’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캐셔, 매장상품 진열을 담당하는 정규직 직원들 대신 시즈널 아르바이트 인력들이 주당 40시간 근무를 서며 추석연휴를 포함한 기간동안 근무에 대신 나섰다. 급여 역시 평일 수당에 비해 2~3배 이상이라 아르바이트직 채용 열기도 높았다. 대부분 비정규직인 국내 마트 캐셔들과 달리 정규직 사원인 외국계 마트 캐셔의 경우 연휴동안 휴무 보장 등 기본적인 근로복지가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상 대형 할인점의 경우 의무 휴일이 한 달에 두 번만 보장되고 있어 명절에 휴무가 없어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연휴기간 근무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혜영 노동건강연대 노무사는 “대형마트들이 저렴한 인건비와 휴일 근무를 비교적 쉽게 생각해 추석이라는 민족명절인데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캐셔들이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마트 근로자들의 복지와 관련한 제도들과 마트 기업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근로자 모두가 연휴에 쉴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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