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유엔사무총장②] 너무 복잡한 유엔 사무총장 선출 절차

[헤럴드경제=신대원ㆍ김우영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내년 1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새로운 유엔 사무총장 선출 과정이 한창 진행중이다.

사무총장은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 평화에 대한 위협 방지 및 제거, 국제분쟁ㆍ사태의 조정 및 해결을 목적으로 193개 회원국이 모인 유엔의 최상위 수석행정가다.

‘세속교황’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영예롭고 막중한 자리지만 의외로 사무총장 선출 절차는 명확히 규정돼있지 않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인 제9대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절차가 한창 진행중이다. 신임 사무총장은 10월 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별도 색깔의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투표 결과에 따라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4차례 비공개 투표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안토니우 구테헤스 전 포르투갈 국무총리. [사진=게티이미지]

사무국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명시하고 있는 유엔 헌장 제15장 제97조에서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의 권고로 총회가 임명한다’고 명시한 것이 전부다.

다만 트리그베 리에 초대 사무총장부터 제8대 반 총장까지 거치면서 정립된 관례가 있을 뿐이다.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는 사무총장의 5년 임기ㆍ연임 가능도 관례일 뿐 규정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다.

최근 사퇴한 코스타리카의 크리스티아나 피구에레스 전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을 포함한 11명의 후보 가운데 반 총장을 배출했던 아시아와 직전의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을 배출한 아프리카 후보가 1명도 없었던 것 역시 사무총장의 대륙별 순환 및 안배라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안보리에서 권고한 후보가 총회에서 뒤집어진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는 역사가 보여주듯이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입김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차기 사무총장이 1차 관문을 통과하려면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과 함께 그보다 힘든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부재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지난 9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된 4차례의 투표에서 줄곧 1위를 달린 포르투갈 국무총리를 지낸 안토니우 구테헤스 전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도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하나라도 반대 의사를 밝힌다면 낙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9대 사무총장 선출 절차는 이전에 비해 한층 더 복잡해기도 했다.

유엔이 지난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총회의 역할과 권위회복을 결의한데 따라 총회의장과 안보리의장이 회원국들에게 차기 사무총장 후보 제안을 요청하면서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와 공개면접 등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차기 사무총장은 앞으로 이달 말 예정된 이전의 4차례와 같은 방식의 5차 투표와 10월 초 새로운 방식의 투표, 그리고 같은 달 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5차례의 비공개투표에서는 각 후보에 대해 ‘권장’(encourage), ‘비권장’(discourage), ‘의견 없음’(no opinion)으로 지지 여부를 나타낸다.

관건은 10월 초 예정된 새로운 방식의 투표다. 이전의 5차례와 같이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점은 같지만 5개 상임이사국은 이때부터 비상임이사국과 다른 색깔의 투표용지를 사용한다.

만약 상임이사국에 부여된 색깔의 투표용지에서 구테헤스 전 대표에 대한 반대 표시가 나온다면 상황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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