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국산 경유’ 들어온다…기름값 싸질까

中 석유제품 품질기준 한국과 똑같아져…정유업계 ‘긴장’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내년 1월부터 중국산 휘발유와 경유 등이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각종 식품과 공산품 등에 이어 기름도 ‘중국산’을 쓰게 될지 주목된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하는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품질기준이 한국과 똑같은 수준으로 강화된다. 중국 정부의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황 함유량 규제 기준은 현재 50ppm 이하에서 내년 1월부터는 10ppm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스모그 등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지난해 4월 품질 기준 강화를 목표 시행 시기를 2018년보다 1년 앞당겼다.

이에 지금까지는 황 함유량 기준이 국내보다 크게 높아 통관 자체가 불가능했던 중국산 석유 제품이 내년부터는 얼마든지 국내수입이 가능해진다.

중국 정부는 휘발유의 경우 황 함유량 기준을 2009년 150ppm 이하에서 2013년 50ppm 이하로, 경유는 2010년 350ppm 이하에서 2014년 50ppm 이하로 점차 강화해왔다.

중국 국영 석유사들은 이같은 품질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그동안 시설 투자 등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13년까지만 해도 국내 정유사들이 휘발유와 경유를 내다 파는 수출 시장이었지만 자체적인 정제 역량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은 지난 2014년 3월 석유제품 수출액이 수입액을 앞지르면서 석유제품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다.

특히 수요가 많지 않은 경유가 대량 생산되자 중국은 이를 아시아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경유 수출량은 작년 상반기 하루 8만 배럴에서 하반기 21만 배럴로 크게 늘었다. 작년 3월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산 경유의 점유율은 4%에 불과했으나 12월에는 12%로 치솟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은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한국, 싱가포르, 인도에 이어 아시아의 경유 수출국 4위에 올랐다.

중국산 기름이 한국 시장에 수입될 경우 관건은 가격이다. 국내 관세와 저장 및 유통 비용 등 도입 비용을 상쇄해야 국내 정유사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생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아직 국영 업체들 위주인 데다 중국 정부 입김이 가격 정책에도 상당히 반영되기 때문에 국제 가격 대비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르는 경향이 있다”며 “석유제품 수입업체로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중국산 제품을 들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에서만 석유 제품을 공급받던 유통점 및 중소 공장 등을 중심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저가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또 기본적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3%였던 석유제품 관세도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석유제품 가격이 저렴해질 가능성이 기대되지만 정유업계 안팎에서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은 석유제품을 내다 팔던 시장이었는데 이제 글로벌 시장 경쟁자를 넘어 안방인 내수시장까지 위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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