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구르미’ 박보검의 표정연기를 읽는 법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KBS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이 ‘보검매직’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여성들을 심쿵하게 하는 잘생김, 여기서 나오는 멜로연기만이 아니다. 박보검은 젊은 나이임에도사극톤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 이영이라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젊은 연기자들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왕세자 이영이라는 캐릭터 성격을 폭넓게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박보검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다. 그는 코믹하고 유쾌하고 허당스러우면서도 진중하고 주도면밀한 모습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이중적인 그의 모습은 왕도 결코 안전지대일 수 없는 궁이라는 곳에서 국정을 농단하는 실세인 영의정 김헌(천호진)에게 맞서고 청나라와의 외교도 대등하게 풀어가기 위해 치밀히 계산된 작전으로 보인다.

또 하나 보검매직의 가장 중요한 비밀은 박보검의 표정 연기다. 그는 표정으로만 많은 걸 얘기한다. 7회말 박보검과 김유정(홍라온)의 뽀뽀신에서 박보검의 표정을 놓쳤다면 그건 제대로 된 감상법이 아니다.

왕세자와 내시라는 관계 때문에 뽀뽀를 피하려던 유정에게 “그런데 내가 한 번 해보려고 한다. 그 못된 사랑”이라고 하고, 유정이 눈을 감자 흐뭇해하는 표정을 제대로 봤어야 한다는 얘기다. 단순히 기분좋음을 넘어서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표정이었다.

이렇듯 박보검은 표정으로 큰 연기를 펼치고 있다. 8회에서 영의정과 맞짱 뜰 때의 표정은 단호함과 의연함이 보여졌다. 정치경력으로 따진다면 왕세자와 영의정은 게임이 안된다. 왕세자의 아버지인 왕도 영의정에 의해 수족이 다 잘린 상태다.

영의정 김헌이 왕세자에게 “튀지 마시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려면”이라는 의미로 “지족지계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자신의 분수를 잘 아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라고 말해 모멸감을 안겼다. 하지만 박보검은 “나와 영상이 향하는 정도는 다른 것 같다”로 시작해서 보여준 표정연기는 충분히 영상에 맞설만 했다.

박보검의 표정연기가 특히 빛을 발하는 곳은 김유정과의 멜로연기다. 이제 두 사람은 표정으로도 충분히 연기하고 있다. 박보검의 표정을 따라가면 보검매직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김유정이 홍경래의 딸임이 밝혀져 멜로가 쉽지 않아진 상황에서 박보검은 또 어떤 표정들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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