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차례상 분쟁 ②] 조상님 앞 주먹다툼 금물…제사상 엎으면 최대 징역

-제사 못하게 막아도 형법상 처벌대상

[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제사 문제를 놓고 작은 언쟁으로 시작한 다툼이 종종 큰 화를 부를 때가 있다. 추석과 같은 명절때는 더욱 그렇다.

포크레인 기사로 일하는 장모(47) 씨는 2013년 제사 문제로 큰 형과 작은 형이 싸우자 집 앞에 세워놓은 포크레인으로 어머니 집과 형 집 인근 가게, 전봇대를 부쉈다.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형제들끼리 다투는 모습을 본 장 씨는 격분했다. 다행히 경찰이 출동한 끝에 장 씨의 난동을 멈출 수 있었다. 결국 장 씨는 경찰에 입건됐다.

손모 씨는 제사 문제 등을 놓고 남편과 갈등을 빚은 끝에 결혼 32년 만인 지난해 이혼했다.

손 씨는 2006년 제사를 지내러 시댁에 갔다가 남편의 남동생과 다퉜고, 그 이후로 시댁 제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남편은 2012년 어머니 제사를 앞두고 손 씨에게 형님 집에 제사를 지내러 가지고 제의했다. 하지만 손 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남편은 손 씨에게 “시어머니 제사에도 안가는 여자와 같이 살 필요가 뭐 있느냐? 차라리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쳤고, 손 씨는 딸과 함께 집을 나갔다.

여기에 딸의 혼전임신 문제와 이사문제로 갈등이 계속되면서 남편의 폭력행위가 이어졌고 부부관계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부산가정법원은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계속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며 지난해 이혼 결정을 내렸다. 혼인 파탄의 책임은 양쪽 모두에게 대등하게 있다고 봤다.

제사상 앞에서 벌어지는 다툼은 자칫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형법 158조는 제사를 방해한 사람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사육신 후손들이 제사상 앞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제사상을 들어 엎어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있다. 백촌 김문기를 사육신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육신 ‘현창회’와 김문기를 배제해야 한다는 사육신 ‘선양회’ 후손들의 갈등은 ‘제사방해’로 이어졌다. 선양회 후손들이 사육신묘 공원에서 제사상을 차리고 제물을 올려놓으려 하자 현창회 소속 김모(56) 씨는 달려들어 제사상을 들어 엎었다. 결국 김 씨는 1,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됐고, 지난달 대법원 판결로 벌금 50만원이 최종 확정됐다.

종중 사당을 관리하는 60대 남성도 2011년 사당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제사진행을 막았다가 벌금 3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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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차례상 앞에서 형제간에 다툼을 벌이는 일이 잦다. 그런데 제사상을 엎으면 벌금은 물론 최대 징역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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