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화물선과 함께 발묶인 25세 영국 예술가 ‘기약없는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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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제네바호에 갇힌 영국 예술가 레베카 모스가 선박에서 찍어 올린 사진들[레베카 모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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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제네바호에 갇힌 영국 예술가 레베카 모스[레베카 모스 인스타그램 캡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항구에 정박하지 못하고 전 세계 바다를 떠도는 한진해운 선박에 영국 출신 젊은 예술가가 갇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 기약 없이 일본 해안 주변을 떠도는 6만5천t 한진해운 화물선 한진 제네바 호에 갇힌 25명 중에 런던 로열 예술대 석사과정생 레베카 모스(25)가 있다고 보도했다.

모스는 캐나다 밴쿠버 액세스 미술관이 주관하는 ‘바다에서의 23일’ 프로그램 참가자로 선발돼 동물 가죽과 냉동 감자튀김 등을 실은 화물선에 탔다.

그는 화물선을 타고 23일간 바다에 머물면서 기계와 자연의 충돌이 주는 희극적 잠재력을 찾는 것을 목표로 창작활동을 할 계획이었다.모스가 탄 한진 제네바 호는 지난달 23일 밴쿠버 항을 출발해 이달 13일 중국 상하이(上海)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바다 위에 표류 중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소식은 한진 제네바 호 출항 일주일 후 들려왔다. 이 선박을 비롯해 많은 한진해운 선박이 항구의 입항 거부와 채권자 압류 우려로 정박하지 못한 채 항구 주위에 머물고 있다.모스는 바다에서 드문드문 잡히는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한진해운 뉴스를 접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생존신고’를 하고 있다.

모스는 한진 제네바 호에서 “언제 배가 항구에 정박할지 전혀 모르겠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을 모르는 게 가장 힘들다”고 이메일을 통해 가디언에 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상치 못했던 이런 곤경은 모스의 창작활동에 새로운 영감이 되고 있다. 그가 배에 오르면서 찾으려 했던 부조리와 모순이 이제 사방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

모스는 “컨테이너가 부지런히 배에 실리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배가 목적지를 잃었다는 현실 때문에 새로운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화물이 오랫동안 배에 머물게 되면서 그 필요성에 의구심이 생겨났다”며 “이에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화물들의 끊임없는 흐름에 대해 내가 언제나 느껴왔던 모순이 더 도드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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