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체제의 딜레마②] 3당 체제 속 더민주, ‘선명 야당’의 딜레마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총선 직후 사실상 1당의 지위를 누린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각종 이슈에 대한 좌표설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집토끼였던 호남을 국민의당과 양분한 상황인 데다 영남을 겨냥한 적극적인 동진 정책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추미애 대표는 취임 직후 ‘민생’을 강조하는 동시에 국민 통합 행보에 나서면서 국민의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한발 물러섰다.

사드 배치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삼은 국민의당 처럼 추 대표 또한 후보 시절에는 더민주의 전략적 신중론을 비판하며 반대 당론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야권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반대 당론화를 요구해서다. 

그러나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는 당론화 여부에 신중을 기하며 관련 토론회 일정조차 미뤘다. 사드에 대한 기존 여론의 찬반 비율이 엇비슷한 상태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사드 배치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한 점을 의식해서다. 기존 지지자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으나, 정권교체를 고려해 보수층을 껴안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사드 배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기점으로 우클릭 ‘가늠자’ 조절에 들어간 추 대표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을 놓고 기존 지지자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통합 행보의 일환이라는 추 대표의 생각과 달리, 최고위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극렬하게 반발했고 일정은 전면 백지화됐다. 야권 지지자들에게 야당 대표가 전 전 대통령 예방한다는 것은 임계치를 넘어서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전 전 대통령 예방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서진(西進) 전략’에 대한 맞불 차원의 성격도 있다고 해석한다. 호남 출신인 이 대표가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역지사지’ 정신을 강조하며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다. TK(대구ㆍ경북)지역의 지지층을 등에 업고 호남에 구애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 당직자는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지지자들 즉 집토끼만으론 어렵다는 것을 양당 대표 모두 의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민주의 차기 잠룡들도 선명성을 부각시켜 지지를 호소하지 않는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교동도 친노도 친문도 비문도 고향도 지역도 뛰어 넘을 것이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여 년의 시간도 뛰어 넘어 극복할 것”이라며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TK에서 살아남은 김부겸 의원 또한 새희망포럼 정기총회에서 “공존과 통합 그리고 상생의 정치를 열어가기 위하여 여러분과 함께 당당히 걸어가겠다”며 “공존의 공화국을 위해 당당히 매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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