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들 공인중개사 시험 열공…부동산 호황에 올해 19만명 몰려

-작년 보다 4만명 증가…베이비부머 노후대책 필요따라

[헤럴드경제]부동산 호황에 중년들이 다시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에 나서고 있다. 청년층의 희망이 안정적 직업인 공무원이라면 중년층은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길 기대하며 공인중개사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올 10월 시험에 신청자 작년보다 4만명 늘어=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0월 실시될 제27회 공인중개사 1·2차 시험을 보겠다고 신청한 사람은 작년보다 4만 명가량 늘어난 19만1천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40대는 6만4천456명(33.66%), 50대 이상은 4만5천934명(23.9%)으로 중년층이 신청자의 60% 가까이 됐다.

작년에 공인중개사가 된 합격자 1만4천913명을 분석해봐도 40대가 39.9%, 50대 이상이 25.4%로 중년층이 65.3%였다.

공인중개사제도는 1983년 도입됐다.

이전까지는 부동산이나 동산 등 ‘재산권에 관한 소개행위를 업으로 하는 사람’은 1961년 제정된 ‘소개영업법’의 규제를 받았다. 그러다가 1983년 12월 소개영업법이 폐지되고 부동산중개업법(현 공인중개사법)이 만들어지면서 부동산중개업 허가제와 공인중개사제도가 도입됐다.

제1회 공인중개사 시험은 1985년 치러졌다.

당시 19만8천여명이 시험을 보겠다고 신청했고 15만7천여명이 실제 응시해 6만277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이 38.2%로 비교적 높았다.

민경호 노량진한국법학원 대표는 “첫 시험은 상대적으로 쉽게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응시자가 많았다”면서 “부동산경기도 상승기였고 부동산을 취급하는 국가공인자격증에 대한 기대도 커서 고학력자들이 많이 응시했다”고 말했다.

이후 1986년(2회)부터 1995년(8회)까지 해마다 또는 격년으로 치러진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평균 5만1천여명이 신청해 3만6천여명이 응시하고 약 3천명의 합격자가배출됐다.


▶외환위기때 인기 크게 높아져=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것은 1997년부터다.

1997년 11월 치러진 제9회 시험은 12만9천여명이 신청해 6만9천953명이 시험을 봤고 3천469명이 합격했다.

이때 공인중개사 인기가 크게 높아진 이유는 최악의 외환위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유수의 대기업이 파산하거나 명예퇴직을 시행하면서 이전까지 공고했던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고 ‘평생 써먹을 수 있는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 9회 시험 응시율은 58%, 합격률은 5%로 다른 회차보다 비교적 낮았다. 경제가 나빠지면서 생활이 불안해지자 공인중개사에 눈을 돌린 ‘준비되지 않은 수험생’들이 신청만 하고 시험은 보지 않거나 불합격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부동산 과열기에 인기폭발=공인중개사 시험 인기가 다시 폭발한 시점은 2002년이다.

당시 사람들을 공인중개사 시험으로 이끈 것은 부동산경기다.

외환위기로 저점을 찍은 부동산시장은 2000년대 들어 회복을 시작했고 2002년에는 이미 과열돼 정부가 한해 4차례 대책을 내놓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때 치러진 제13회 공인중개사 시험은 26만5천여명이 신청해 신청자가 처음으로 20만명을 넘겼다. 응시생도 15만9천여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2003년과 2004년 14회와 15회 시험도 신청자가 각각 26만1천여명과 23만9천여명에 달했다. 특히 15회 시험은 난이도 조절 실패(합격률 1.47%)로 약 6개월 만에 추가시험(2005년)이 이뤄졌다. 이 추가시험도 13만8천여명이 신청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3년 2월부터 2006년 1월까지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15.2%에 달했다. 당시는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부동산 문제는 반드시 잡겠다”고 말할 정도로 정권이 사활을 걸고 집값을 안정시켜야 하던 때다.

공인중개사 시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2008년 치러진 제19회 시험은 16만9천여명이 신청했고 이후 신청자는 20회(2009년) 15만5천여명, 21회(2010년)와 22회(2011년) 각각 12만7천여명, 23회(2013년) 11만6천여명 등 꾸준히 감소했다.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침체했을 뿐 아니라 개업공인중개사도 8만여명(중개법인 포함)을 넘어서면서 중개시장이 포화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공인중개사 시험 인기도 회복 중이다.

지난해 제26회 시험은 15만여명, 올해 27회 시험은 19만여명이 신청했다.

공인중개사 학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회복세뿐 아니라 제조업이 침체하면서 자신 또는 배우자의 일자리가 불안해진 사람이 늘어난 것도 응시생이 증가한 이유”라면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노후대책이 필요하면서 시간적 여유는 있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