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민심 향방 ③충청] ‘반백 년의 꿈’ 이룰 적임자는 누구, 반기문 우세 속 안희정 맹추격

‘다크호스’ 정우택이 만들 반전도 무시할 수 없어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충청의 밥상은 어느 때보다 크게 들썩거렸다. 이뤄보지 못한 꿈, 이른바 ‘충청 대망론’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어서다. 1960년 제4대 윤보선 전 대통령(충남 아산)을 배출했지만, 그마저도 5ㆍ16 쿠데타로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특히 당시 권력 구조는 대통령에게 실권이 없는 의원내각제였다. 이번에는 다르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까지 파괴력 있는 잠룡이 즐비하다. 과연 누구를 밀어줘야 반백 년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충청의 손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번번이 실패한 충청 대망론=충청권 출신 정치인들의 대권 도전은 늘 실패로 이어졌다. 지난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에 신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대표적인 예다. 김 전 총리는 당시 출마로 ‘충청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고, 이후 1995년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을 창당해 15대 총선(1996년)에서 49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넘겨줘야만 했다. 이인제 전 의원 역시 16대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후보로 출마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패했고, ‘포스트 김종필’로 불린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며 정치인생의 막을 내렸다. 충청권이 그토록 대통령 배출에 목을 매는 이유다.

▶이번에는 다르다, 반기문ㆍ안희정 중 적임자는 누구=그런 이번만큼은 다르다. 여야를 통틀어 선두권을 달리는 ‘대권잠룡’ 반 사무총장이 충청 출신이다. 대전일보가 창간 66주년을 기념해 대전ㆍ충남ㆍ세종 지역 유권자 1100명을 대상으로 ‘충청대망론의 적임자’를 조사한 결과, 반 사무총장은 전 연령대에서 고른 지지(19세 이상 17.6%, 30대 25.7%, 40대 20.6%, 50대 43.5%, 60대 이상 48.1%)를 받으며 총 32.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안 지사는 30대(34.5%)와 40대(42.2%), 50대(32.5%) 등 중ㆍ장년층에서만 강세를 보이며 반 총장에게 다소 뒤처졌다. 안 지사의 총 지지율은 27.9%다. 충남의 민심이 현재로서는 반 사무총장에게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안 지사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후광에 가려 있기 때문이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전일보의 이번 조사에서는 충북이 빠졌다. 향후 대선지형 변화에 따라 안 지사가 치고 올라갈 여력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여권의 ‘지자체 스타’가 대권행보를 본격화하게 되면 야권 지지층의 시선이 안 지사에게 쏠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안 지사는 최근 ‘현직을 유지한 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반 사무총장 등 경쟁자들의 행보를 더 지켜보겠다는 무언의 선전포고이자 신중론의 발현이다. 안 지사는 그러면서 “대한민국 미래에 기여하고 지도자로서 어떻게 할 것인가 정리해야 한다”며 “국민과 대화는 지면, 온라인, 간담회 등 다양한 공간을 통해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안 지사는 이후 숙고의 결과물을 연말 이전에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호스’ 정우택에게도 시선 쏠려, 원내서 대선준비 박차=한편, 충청 대망론 후보 중 사실상 유일한 현역의원인 정 의원에게도 지역 정가의 눈길이 쏠린다. 정 의원은 최근 “반 사무총장은 훌륭한 분이지만, ‘높은 기대치에 비해 가능성이 낮다’는 말도 나온다. ‘반기문 대안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각을 세우고 나섰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국내 정치를 잘 모르는 반 사무총장이 치열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도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이 자신을 대안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압박이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은 싱크탱크격인 ‘사단법인 더좋은나라 전략연구소’를 창립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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