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보보호협정 재추진①] 4년 만에 협정 체결론 솔솔

[헤럴드경제=신대원ㆍ김우영 기자] 4년 전 큰 파문 끝에 무산됐던 한국과 일본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논의가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 이후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오는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예정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의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간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비롯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압박 방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일본과 신속한 대북정보의 공유가 불가피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에 가졌던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정보보호협정 체결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 이후 양국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은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한민구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간 정보보호협정의 조기 체결을 요청했다. 이에 한 장관은 “국회와 국민 이해를 충분히 얻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도 지난 13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신임 주한일본대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최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한일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협의할 분야가 커지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문제를 거론했다.

한일 양국 외교안보부서를 중심으로 정보보호협정 체결 논의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이명박 정부 때 과거사 반성 없는 일본과 민감한 군사정보를 공유하는데 대한 반발 여론에 부딪혀 국무회의 ‘꼼수처리’, ‘밀실처리’ 파문 끝에 무산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조심스런 기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7일 라오스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문제를 논의했다. 이후 양국 정부는 다양한 외교안보채널을 통해 양국간 정보보호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 협의를 진행중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직후 라오스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문제와 관련, “과거 체결하려다 여의치 않아 안 된 경위가 있다”며 “신중하게 환경이나 국민이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것은 이 관계자가 “기본적으로 이 문제가 가진 사안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협정의 내용은 별게 아니다”고 밝힌 대목이다.

다른 나라도 아닌 과거 한반도에서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일본과 군사협력을 본격화하는 데 대한 국민적 거부감은 알고 있지만, 협정 내용 자체는 별 문제가 안된다는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국방부 등 정부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것과도 온도차가 난다.

정보보호협정은 국가 간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으로, 기밀정보의 제공방법과 제3국으로의 무단 유출 방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를 포함한 30여개국 이상과 정보보호협정이나 유사한 성격의 협정을 맺고 있다.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된다면 일본의 뛰어난 대미사일ㆍ대잠수함 탐지능력이 대북정보 차원에서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14년 미국을 매개로 한미일 핵ㆍ미사일 관련 군사정보 공유 약정(MOU)을 체결했지만 긴박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역시 국민감정이다. 북한이 점차 핵ㆍ미사일 위협ㆍ도발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북방어 차원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필요하다는 우호적 여론이 조성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정부간 합의 타결 이후에도 소녀상 이전 문제를 제기하는 등 역사문제에서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는 마당에 반대론 비판여론이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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