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보보호협정 재추진③] 4년 전 무슨 일이?

[헤럴드경제=신대원ㆍ김우영 기자]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 이후 지난 2012년 한차례 좌초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재추진하면서 4년 전 상황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였던 2012년 6월 한국과 일본은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추진했다. 그러나 협정 체결 서명을 불과 1시간여 남겨두고 한국측이 일본측에 서명이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하면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이 연기ㆍ무산되는 ‘희대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6월26일 국무회의에서 외교통상부의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간의 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안’을 즉석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전문과 본문 21개 조항으로 구성된 협정안은 제1조에서 ‘양국 정부는 각 당사자의 유효한 국내법령에 부합할 것을 전제로 군사비밀정보의 보호를 보장한다’고 한 것을 비롯해 한일 양국이 군사정보를 안전하게 교환하는 절차와 정보 제공 당사자 승인 없이 제3국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해당 정보를 제공 목적 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 등을 명시했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ㆍ도발에 대응한 국가안보 차원의 필요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부의 협정안 처리 과정은 ‘꼼수처리’, ‘밀실처리’라는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했다.

이명박 정부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한반도를 침략했던 일본과 군사정보를 교환한다는 민감한 내용의 협정안을 국무회의 전 통상적으로 거치는 차관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채 즉석안건으로 올려 처리하고는 국무회의가 끝난 뒤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헤럴드경제DB]

당시 김성환 외교장관과 김관진 국방장관이 국무회의에 2주 앞서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문제는 국회 차원의 논의를 거친 뒤 처리하겠다고 한 약속과도 위배되는 것이었다.

여기에 정부가 마침 이명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기간에 맞춰 열린 국무회의에서 슬그머니 처리하려 했다는 비판도 더해졌다.

이후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제2의 을사늑약’이라는 비판과 함께 협정 체결을 보류하고 국회에서 재논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협정 체결 서명 당일인 29일 오전 이 대통령이 협정문에 전자결재하고, 오후 4시 신각수 주일대사와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 간 협정 체결식을 갖기로 했다며 강행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러나 야권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마저 긴급 지도부회의를 갖고 외교통상부에 협정 보류 및 유예를 공식촉구하는 등 반대여론이 증폭되자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난상토론 끝에 협정 체결 서명을 1시간여 남겨두고 전격 연기를 선언했다.

26일 국무회의부터 시작해 29일 협정 체결 서명 연기까지 사흘 동안 한국 정부가 보여준 ‘꼼수 처리’, ‘졸속 연기’ 과정은 이명박 정부에게 큰 타격을 입힌 것은 물론 일본에 대한 외교적 결례 논란까지 초래하며 국제적 망신을 샀다.

한편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 신분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한일 정보보호협정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합의를 구하지도 않고 공개도 하지 않은 채 처리하려는 것은 문제”라면서 “절차와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전격 연기 과정에서는 대선을 코앞에 둔 박 대통령측의 입장이 상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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