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대한민국 ③]노후준비 못한 노후는 재앙, 절반이 ‘부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나라의 저출산ㆍ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경제활동 총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1일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유소년인구(0∼14세)는 691만명(13.9%)으로 5년 전인 2010년 788만명(16.2%)에 비해 97만명(2.3%포인트)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36만명(11%)에서 657만명(13.2%)으로 121만명(2.2%포인트) 늘었다. 유소년인구에 대한 고령인구의 비율인 노령화지수는 2010년 68.0에서 2015년 95.1로 거의 수직상승했다.

시군구별로 고령화 정도를 보면 농촌 지역은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우리나라 모든 시도의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전남(21.1%)은 광역 지자체 중 처음으로 20% 이상이 65세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했다. 전북(17.9%), 경북(17.8%), 강원(16.9%), 충남(16.3%) 등도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를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남 고흥군(38.5%), 경북 의성군(38.2%), 경북 군위군(37.5%) 등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3분의2를 넘었다.


이처럼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인들의 은퇴준비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국민들의 은퇴준비 현황과 인식, 은퇴 후 생활 등을 조사해 발간한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6’을 보면 한국인의 은퇴지수는 56점으로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5~74세 2271명을 대상으로 재무ㆍ건강ㆍ활동ㆍ관계 등 영역을 조사한 결과 모든 부분에서 은퇴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는데, 관계 영역은 58점, 재무 영역은 57점, 건강 영역은 55점, 활동 영역이 50점 등으로 모두 60점을 밑돌았다.

이 가운데 재무 영역을 보면, 은퇴 후의 경제적 상황에 만족하는 이들은 전체의 33%에 불과했다. 은퇴자 중에서 은퇴 후 생활비가 부족한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35%에 달했다. 특히 10가구 중 2가구는 평균 6500만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반면 은퇴준비가 미흡한 것이 한국인의 경제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은 경제적 행복의 가장 큰 장애물로 ‘노후준비 부족’(34.1%)을 꼽았다. 자녀 양육 및 교육(19.3%), 주택문제(17.6%), 일자리부족(17.2%)보다 높았다.

특히 노후준비 부족이라는 답변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6개월 전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행복의 장애물이 노후준비 부족이라고 응답한 답변은 이보다 5.3%포인트 낮은 28.8%였고, 1년 반 전에는 9.3%포인트 낮은 24.8%에 불과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노후준비 부족을 경제적 행복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은 사람들이 많았다. 경제적 행복을 제약하는 요인을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일자리 부족(35.3%), 30대는 주택문제(31.2%), 40대는 자녀 양육 및 교육(30.0%)을 경제적 행복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이에 비해 50대와 60대는 각각 50.6%와 66.9%의 응답자가 노후준비 부족을 경제적 행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결국 준비 안된 노후가 잠재적 ‘재앙’이 되고 있는 셈으로,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개인이 미리 은퇴 후의 경제ㆍ건강ㆍ관계ㆍ활동 등을 준비해야 함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공적ㆍ사적 연금제도를 강화하고, 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고령층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 및 의료 서비스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고령층이 소외되지 않고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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