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결혼 新트렌드 ②] 당당(?)해진 이주여성…협박에 ‘돈 요구’까지

 [헤럴드경제=양대근ㆍ고도예 기자] #. 강원도에 사는 A씨는 지난 2014년 4월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베트남 여성 B씨를 소개받았다. 두 사람은 베트남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남편이 먼저 귀국해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그런데 결혼 초기부터 문제가 생겨났다. B씨가 남편을 상대로 휴대폰 구입비, 가족 여행비, 생활비 등 명목으로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A씨가 이에 불응했을 경우 SNS를 통해 자신의 자해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이듬해 B씨가 한국으로 들어와서도 이러한 요구는 계속됐다. B씨가 “친정이 어려우니 외국인 등록증 만들어 취직해 베트남에 돈을 보내야 한다”며 A씨를 채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남편이 자신에게 용돈을 준 날과 친정집에 돈 보내준 날, 이틀을 제외하고는 스킨십이나 성관계를 아예 거부했다.

A씨의 가족은 B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옷과 물건을 사주거나 또래의 베트남 여성을 소개해주는 등 여러가지 배려를 했다. 하지만 B씨는 짐가방을 풀지 않았고 A씨 가족들이 사준 옷과 신발은 자신의 가방에 따로 보관했다. 같은해 11월 A씨가 직장으로 출근한 뒤 B씨는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관내 경찰에 허위로 신고하고 가출했다.

B씨를 수소문하던 A씨는 이후 가출한 아내의 페이스북에서 연인관계로 보이는 베트남 남성과 다정하게 껴안고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결국 법원에 혼인무효와 위자료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는 A씨와 혼인할 의사 없이 혼인을 했고 원고가 심한 정신적 고통 받게 했다”며 “A씨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며 혼인을 무효로 하고 1000만원의 위자료를 A씨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국적이나 일자리 취득을 목적으로 국제결혼을 악용하는 이주여성 사례가 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있는 국제결혼 알선 업체 사무실 모습.[헤럴드경제DB]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는 약 15만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12만여명으로 대부분의 국제결혼이 한국인 남성과 이주해 온 외국인 여성 사이에 이뤄진다. 하지만 국제결혼 이후 5년 이내 가정이 해체되는 비율이 37.8%에 이른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이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기까지는 여전히 적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통상 국제결혼에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남편의 심각한 가정폭력이 꼽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주여성들이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남편 외에 따로 기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정폭력이 더욱 가혹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B씨의 사례처럼 이주 여성들이 남편을 상대로 협박을 하거나, 결혼을 빌미로 한국에서 돈을 벌려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현지에서 업체와 짜고 돈을 목적으로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추진하거나, 결혼 초기부터 아예 드러내놓고 남편에게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을 일삼는 사례도 계속 적발되고 있다.

C씨의 경우에도 결혼정보업체의 중개로 우즈베키스탄인 신부 D씨와 결혼했지만 부부관계를 거부하고 “고국으로 보내달라”며 수시로 국제전화를 걸다가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D씨는 이주민여성인권센터서 자필 진술서에서 “이혼전력이 있고 우즈베키스탄에서 동거하던 남자가 있었는데 브로커로부터 원고를 소개받고 혼인하기로 마음먹었다. 번복하려고 했지만 1600달러의 결혼비용 갚아야해 어쩔수 없이 입국했지만 도저히 C씨와 살 수 없고 빨리 현지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진정한 혼인의사 없이 혼인이 이뤄졌다”며 혼인 무효 판결을 내렸다. 

실제로 국제결혼을 둘러싼 소송도 연간 1000여건 씩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국제결혼 건수는 지난 2010년 2만6274명에서 2011년 2만2265명, 2012년 2만637명, 2013년 1만8307명 등 줄어드는 추세인데 반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국제결혼 관련 상담 건수는 연 6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상담만으로 실제 피해를 봤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국제결혼에 대한 만족도가 여전히 높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재성 국제결혼 피해자 모임 대표는 “최근 정부에서 법 개정을 통해 국적 취득을 위한 위장 결혼 등을 줄여나가려고 노력 중이지만, 고의로 한국인 배우자에게 폭행 등 무고로 뒤집어 씌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법을 악용하는 이들을 제재할 방안도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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