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말라카스의 심술…하늘길 막히고, 뱃길 끊기고, 축제 취소되고

추석연휴 나흘째날, 귀경객 큰 불편

[헤럴드경제]추석 연휴 나흘째인 17일 제16호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되고 전국에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섬으로 통하는 선박 운항이 중단되고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면서 귀경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열리기로 했던 축제와 행사 등은 집중호우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고 유명 산과 관광지에는 발길이 뚝 끊겼다.


▶ 집중호우에 항공기·선박 운항 차질=17일 제주공항에서는 오전 9시 50분 출발 예정이었던 광주행 아시아나항공 OZ8142편이 출발이 늦어지는 등 이날 낮까지 국내선 연결편 58편이 지연 운항했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바람이 초속 7.1m(15노트) 안팎으로 강하게 불었으며 윈드시어(windshear·난기류) 특보도 내려졌다. 윈드시어는 강한 맞바람이 서로 충돌해 방향과 속도가 다른 돌풍을 형성하는 것으로,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날 제주공항에서는 항공기 250여편이 이륙해 귀경객과 관광객 4만여명을 다른 지방으로 수송할 예정이다.

또 오전 8시 5분 제주에서 출발해 8시 50분 광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1시간 가량 지연된 9시 50분 에 도착했다. 경북 포항공항 주변 기상이 나빠 김포발 포항행 대한항공 1591편 항공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기도 했다.

항공기 운항뿐 아니라 섬 지역으로 오가는 선박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풍랑으로 목포 여객선터미널을 오가는 24개 항로 가운데 2개 항로(증도∼자은도, 목포∼가거도)의 운항이 통제됐다.

완도는 14개 항로 가운데 청산도와 여서도, 덕우도와 황제도를 잇는 2개 노선이끊겼다. 여수는 16개 항로 가운데 13개 항로의 운항이 중단됐다. 여객선 결항으로 육지로 돌아오지 못한 인원은 1만5천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또 군산과 부안에서 서해 각 섬을 잇는 5개 항로의 여객선은 아침부터 모두 발이 묶였다.

경남에서는 남해안 일원에 강한 바람과 2~3m 파고로 거제 저구~소매물도 선박 운항이 첫배를 끝으로 중단됐다.

통영~비진도~소매물도까지의 선박 운항은 통영~비진도까지만 단축 운항에 들어갔다.

제주에서는 다른 지방으로 가는 대형 여객선 8척만 정상 운항하고 있다. 1만여명의 귀경객과 관광객이 제주를 떠났다.

이 중 전남 우수영 항로는 돌풍과 높은 파도로 이날 오전 여객선이 지연 출항하기로 했다가 바람이 잦아들면서 오전 9시 30분에 제주항을 떠났다.

제주 모슬포항과 마라도를 연결하는 소형 여객선은 해상의 높은 파도로 결항했다.

반면에 오전 한때 비가 내리다 낮부터 맑은 날씨를 보인 인천은 섬 지역을 연결하는 11개 항로, 14척의 여객선이 모두 정상 운항하며 대체로 순조로운 귀경길을 보였다. 인천항 운항관리실은 이날 하루 귀경객 등 9천여명이 인천 여객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충남에서도 서해안 섬 지역을 연결하는 7개 항로 7척 여객선이 모두 정상 운항했다. 보령항 여객운항총괄 관리실은 이날 오후 2시까지 1천700여명이 여객선을 이용해 섬을 나가거나 들어왔다고 밝혔다.

울릉도와 포항을 오가는 여객선도 정상 운항했다.

▶남부지방에 호우특보…18일까지 큰 비=17일 남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되고 전국 대부분에서 비가 내렸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7일 부산, 창원, 거제, 남해, 통영, 하동, 사천, 고성, 진주, 산청에 호우 경보가 발효됐다.

또 울산, 양산, 김해, 함안, 밀양, 의령, 창녕, 합천, 거창, 함양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특히 오전 중 부산지역은 평균 80mm가량의 강수량을 보인 가운데 내일까지 70∼1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전남에도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광주와 나주, 담양 등 21개 시군에 호우 경보가내려졌다.

고흥은 오전 9∼10시 1시간 동안 무려 95.5mm나 내리는 등 전남 동부권에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에도 제16호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비구름대가 유입돼 시간당 20∼30㎜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을 기해 제주시 추자도에는 호우경보가, 제주도 산간 및 북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낮 12시 기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시 추자도 116.5㎜, 용강동 61㎜, 아라동 53.5㎜, 한라산 삼각봉 49㎜ 등이다.

전북 부안과 군산에는 호우경보가, 순창 등 나머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에 내려졌던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는 이날 정오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축제·행사는 취소, 관광지는 ‘썰렁’=집중호우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축제와 행사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창녕군과 한국민속소싸움협회 창녕군지회는 17∼18일 부곡온천관광특구 내 소싸움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제17회 창녕 상설 민속 소싸움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창원시와 남산상봉제축제위원회는 이날부터 18일까지 천주산 일원에서 열기로 했던 ‘제18회 창원 남산상봉제’를 오는 20∼21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축제위원회는 많은 비가 내리고 산길 안전사고도 우려돼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만날공원에서 시작된 ‘병신년 마산 만날제’ 행사도 이날 많은 비로 상당수 행사가 취소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지리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오전 3시를 기해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장터목·세석·벽소령 등 5개 대피소에 머물던 등산객들은 이날 모두 하산했고,추석 연휴를 맞아 산행에 나섰던 등산객들도 모두 발길을 돌렸다.

속리산 국립공원 사무소도 이날 오전 8시 20분부터 25개 구간 중 12개 구간의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대구 팔공산과 경북 소백산, 주왕산 등 지역 유명산과 각종 한가위 민속놀이 행사장에도 비가 내리면서 등산객이나 관광객 발길이 끊겼고, 부산 태종대와 해운대 등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비엔날레전시관과 중외공원, 무등산국립공원 등에도 찾아오는 평소보다 찾아오는 사람이 적었다.

반면에 서울과 수도권 지방은 오전에 비가 내리다가 그쳐 주요 관광지에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화문과 인사동, 청계천 등 서울의 주요 명소에는 나들이 나온 가족, 연인 단위 시민들로 북적였다.

경복궁 등 주요 고궁 주변에서는 친구, 가족들과 함께 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사진을 찍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한국의 가을 풍경을 담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강남 코엑스몰과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대형 쇼핑몰과 아웃렛, 영화관 등에도 연휴 넷째 날을 즐기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에서도 대공원과 월미도, 차이나타운 등 시내 유원지와 관광지에 가족 단위로 연휴를 즐기러 온 행락객들이 몰려들었다.

용인 에버랜드에는 오후 1시 기준 8천여명이 입장했다.

핼러윈 축제가 한창인 에버랜드를 찾은 관광객들은 각종 분장을 한 동·서양 귀신들의 퍼포먼스를 관람했다.

캐리비안 베이에는 4천여명이 찾아 워터 슬라이드 등을 타며 신나는 물놀이를 즐겼다.

한국민속촌에도 4천여명이 찾아왔다. 입장객들은 송편을 직접 빚어 솔잎과 함께전통방식으로 쪄내는 송편빚기 체험과 옛 농기구를 사용해 곡식을 수확하는 추수체험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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