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12년째 덕적도 ‘섬마을 선생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해군이 교육 여건이 열악한 섬마을 학생들을 위해 12년째 선생님 역할을 맡아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해군은 18일 해군2함대사령부 예하 덕적도 기지 장병들이 덕적군도 유일의 덕적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12년째 방과 후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 장병들이 방과 후 학습을 시작한 건 지난 2005년.

당시 학교 외에는 없는 섬마을 학생들을 위해 부대 근처 교회에서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등을 중심으로 재능기부를 해왔다.

해군2함대 덕적도기지에서 근무하는 김우진 상병이 덕적고 학생들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제공=해군]

열과 성을 다한 해군 장병들의 방과 후 수업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2010년부터는 매주 목요일마다 학교를 방문해 본격적인 섬마을 선생님 역할을 시작했다.

해군 장병들은 방과 후 수업에서 국어, 수학, 한국사, 예체능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친다.

현재 국어, 수학, 한국사 등은 서울대 재학 중인 양상민 상병, 성균관대 송병진, 강성원, 도창훈 상병이 맡고 있다.

전국대학 배드민턴대회 우승자인 김우진 상병은 배드민턴을 가르치고 있다. 밴드 경력 7년차인 서경환 상병은 기타를 가르쳐준다. 아마추어 바둑3급 실력자 김도혁 병장은 바둑교실을 연다. 명지대 시각디자인학과 지창현 병장은 미대 입시교육을 담당한다.

덕적군도 내 소야도에 사는 이주옥(17), 이주호(15) 형제는 방과 후 수업을 위해 집에 가지 않는다. 방과 후 수업을 바치면 소야도행 여객선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목요일마다 아버지가 근무 중인 파출소에서 잠을 잔다.

덕적초중고의 전교생은 총 84명.

이 중 초등학생을 제외한 중고교생 60여명 중 44명이 방과 후 수업에 참가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들의 방과 후 수업을 듣는다.

방과 후 수업을 담당하는 해군 섬마을 선생님은 총 16명. 이 중 13명은 ‘서해수호자’로서 함정이나 섬 근무 기간을 스스로 연장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군은 함정이나 섬 지역에서 6개월 근무하면 육상기지로 옮겨갈 기회가 생긴다. 이 때 스스로 함정이나 섬에서 계속 복무를 희망하는 장병을 해군은 ‘서해수호자’로 임명한다.

서해수호자로서 섬 근무를 연장하며 섬마을 선생님으로 활동 중인 송병진 수병은 “부대 업무와 목요일 수업을 병행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학생들의 진지한 질문과 배우려는 자세 때문에 보람도 크고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윤일완(56) 덕적도 초중고교 교장은 “덕적도 기지 해군 선생님들은 건강한 인성을 갖고 있고, 우리 학생들과 나이 차이도 크지 않아 학생들 고민 상담도 받아주는 등 학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해군2함대 덕적도기지장 이종훈 중령은 “방과 후 수업 활동은 장병들이 자원해서 12년째 이어가고 있는 활동으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정신과 인성함양에 큰 도움이 된다”며 “그외에도 농번기 일손돕기, 환경정화활동, 섬 어르신 효도목욕탕 운영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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