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국민연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회의록 비공개는 정당”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해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며 이를 논의한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김용철)는 경제개혁연대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회의록을 공개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의록과 내·외부 보고서등이 공개될 경우 국민연금공단의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같은 정보가 공개되면 국민연금의 투자위원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원들의 발언이 위축될 수 있고, 투자위원회가 인수·합병에 관한 의사를 정하는데 고려하는 비중이나 기준 등이 외부에 알려져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절차 등을 변경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성향을 지닌 위원에 대한 로비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정보가 공개될 경우 기관투자자로서 국민연금공단의 정당한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보가 공개되면 경쟁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주식 보유 비율, 향후 투자방향과 전략, 의사결정시스템 등을 엿볼 수 있어 국민연금이 경쟁상 불리한 지위에 서게 된다”며 “기관투자자로서 정당한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舊)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출석한 주주 69.53%의 찬성으로 구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구 삼성물산의 대주주(11.21%)였던 국민연금은 이보다 앞선 같은달 10일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을 상대로 삼성물산의 합병과 관련해 투자위원회가 논의한 회의록 일체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9월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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