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정치1번지에 무혈입성한 극우당 지탱한 무직ㆍ비정규직 40~60대 男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반(反)난민ㆍ반유로를 주창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ve fuer Deutschlandㆍ독일대안당)이 득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직ㆍ비정규직 장년층의 분노가 있었다. “어른들이 우리 미래를 망쳤다”며 영국의 깊은 세대 갈등을 드러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유사한 구조를 형국이다.

40~60대 비정규직자들의 분노가 독일대안당을 수도 베를린시에 입성시켰다. 독일 유력 시사지 슈피겔은 18일(현지시간) 14.2% 잠정득표율을 기록하고 베를린시의회 전체 149의석 중 23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독일대안당의 득세에 저학력의 비정규직 장년층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2016년 독일 주의회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이 차지한 의석 [그래픽=문재연 [email protected]]

독일 여론조사 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맵(infratest dimap)에 따르면 독일대안당을 지지한 연령대는 45~59세가 15%, 60세 이상이 13%, 35~44세가 12% 순으로 많았다. 독일대안당을 지지한 18~24세 청년은 7%, 25~34세 청년은 8%를 기록했다. 직종 별로 따졌을 때는 노동 및 일용직 종사자 23%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실업자 19%, 연금수령자 13%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15%)이 여성(9%)보다 독일 대안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저학력도 눈에 띄었다. 베를린 유권자 중 고학력자는 단 7%만이 독일대안당을 지지한 반면, 중등교육과 초등교육 이수자는 각각 20%와 19%가 독일대안당을 지지했다. 슈피겔은 EU와 독일 이민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는 독일 중ㆍ고령층 일용직 종사자들이 불만을 품고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 선거에는 지난 2011년 선거에 참가하지 않은 비투표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2011년 투표하지 않은 비투표자 10만 5000 명의 60.95%는 이번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에 투표했다. 슈피겔은 “독일대안당이 우익 포퓰리즘을 내세워 6만4000명의 비투표자들과 기존 사회민주당(사민당)과 기독민주당(기민당), 좌파당과 녹생당에 투표했던 유권자 7만 3000명을 포섭했다”라고 분석했다. 2011년 비투표자 10만 5000명 중 1만 8000명은 좌파당을, 1만 3000명은 자유민주당을 지지하는 데에 그쳤다. 기성 정당인 사민당과 기민당도 2011년 비투표자들 가운데 각각 8000명과 2000명만 새로 포섭할 수 있었다. 올해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비투표자는 1만 9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대안당 투표자 중에서 실제로 독일대안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선거한 사람은 26%에 그쳤다. 반면, ‘다른 정당을 심판하거나 믿지 못해’ 독일대안당에 투표했다고 밝힌 이는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대안당의 득세가 기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반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독일대안당이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두 자릿수가 넘는 지지율을 차지하는 것은 창당 이래 처음이다.

슈피겔은 “독일대안당이 전체 16주 의회 중 10곳을 휩쓸게 된 배경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심판론이 있다”라며 “메르켈의 난민정책 등에서 경제적ㆍ문화적 피해를 입었다고 믿는 이들이 당국에 항의할 수단으로 ‘독일대안당’이라는 대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앞서 메르켈 총리의 고향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 이어 수도 베를린에서도 메르켈의 난민 포용 정책이 비난받았다고 평가했다.

메르켈의 기민당은 올들어 바덴-뷔르뎀베르크, 라인란트-베스트팔리아,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의회 선거에서 줄줄이 패배했다. 이에 따라 기민당 일부세력은 메르켈 총리에게 20일까지 기존 난민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공개적인 당내 반란을 일으키겠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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