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WWF판다가 웃는 이유

WWF(세계자연기금)의 대표로 있으면서, 기관의 로고가 판다인 이유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판다 로고는 WWF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이었던 피터 스콧 경이 1961년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설립 당시 판다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었으며, WWF의 설립 기반이 되었던 유럽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판다를 멸종위기의 상징 동물로 여기는 점에서 착안하였습니다.

또한 WWF는 대왕판다와 그 서식지를 구하기 위하여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와 함께 일해 왔습니다. 판다 서식지에 사는 주민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생계수단을 개발하여 그들의 생업이 판다가 사는 숲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각종 도로와 시설 개발로 분절화된 판다 서식지를 서로 이어 떨어져 있는 판다 개체군들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하와이에서 개최되었던 세계자연보전총회 참석 중에 20년이 넘게 해온 판다 보전활동의 역사 상 가장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총회를 주최했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대왕판다의 멸종위기 등급을 ‘위기(EN)’에서 한 단계 낮은 위험 수준인 ‘취약(VU)’ 등급으로 조정한 것입니다.

이는 대왕판다를 보전하는 WWF와 여러 기관 그리고 개인들의 노력과 응원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 참석했던 WWF의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지난 50년간 대왕판다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멸종위기종의 아이콘이자 WWF의 상징이었습니다.

판다가 멸종 위기의 상황에서 한 걸음 벗어난 것은 세계의 야생 동물들과 그들의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기여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판다 개체 수의 회복은 과학과 정치,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하면 우리가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고 생명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다 개체 수가 증가하여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등급이 조정되었으나 그렇다고 멸종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또한 다른 많은 동물들은 여전히 멸종 위기의 위협에 놓여있습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와 르완다 일대 산악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동부 로랜드 고릴라’의 경우 이번 발표에서 멸종위기 등급이 판다와 반대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되어 ‘위급(CR)’이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불법사냥이 고릴라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이 상호 미치는 영향을 알기에, WWF는 우리를 둘러싼 지구 생태계와 생물종 보전을 위해 기후ㆍ에너지, 해양, 식량, 산림, 담수, 야생동물 보전 등 포괄적인 보전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진행되던 같은 기간 제주도에서 ‘2016 글로벌녹색성장주간’이 열린 것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WWF는 글로벌녹색성장주간 동안 ‘한국 생태발자국 보고서 2016’을 중심으로 ‘지구적 차원에서 바라본 한국의 현주소’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세미나에서 <성장의 한계>의 저자 요르겐 랜더스 교수가 한국생태발자국 분석과 개선방향을 제시했고, 전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인 빈스 페레즈는 클린에너지 비전에 대해 논의하면서, 기후변화 역시 판다 프로젝트처럼 가까운 미래에 여러기관과 개인이 함께 노력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우리는 수십 년의 경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한다면 판다와 같은 멸종위기종과 그 서식지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후변화라는 또 다른 위협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에 멸종위기종과 서식지 보전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현재보다 더 큰 정부의 노력, 더 긴밀한 지역 사회와의 파트너십, 그리고 야생동물들과 그들의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더 넓은 이해가 필요한 때입니다.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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