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마약전쟁 6개월 연장”…피의 소탕 계속된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6개월 연장한다. 이에 따라 거리에서 사살되는 마약 용의자가 계속 늘어나고 국내외 인권단체의 반발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8일 밤 자신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마약을 비롯한 범죄 소탕에 6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선 때 취임 3∼6개월 내 범죄 근절을 공약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취임과 함께 대대적인 마약 소탕에 나섰다.

이달 중순까지 3213명의 마약 용의자가 사살됐다. 이 중 1140명은 경찰의 단속 과정에서 사살됐고 나머지는 자경단을 비롯한 괴한의 총에 맞아 죽었다. 약 70만명의 마약사범이 경찰에 자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몰랐다”며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십만 명이 마약업계에 있는지 몰랐다”며 “더 나쁜 상황은 정부 내에서, 특히 선출직 가운데 그들의 협력자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군에 마약 매매와 연루된 의혹이 있는 주지사와 시장, 의원, 경찰관 등 공직자 1000여 명의 명단을 전달하며 마약 소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지시했다.

최근 8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다바오시 폭탄테러 사건 이후 두테르테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언에 따라 경찰과 함께 치안 업무를 수행하는 군이 마약사범 단속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단체는 물론 유엔 인권기구와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의회도 초법적인 마약 용의자 사살을 비판하고 있지만, 필리핀 정부는 이를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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