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1년…한국리콜은 아직도 ‘진행중’

[서울 강남의 한 아우디 전시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 이른바 ‘디젤게이트’로 불리는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 배출 조작 사건이 18일로 1년이 됐다.

창사이래 최대위기를 맞은 폴크스바겐그룹은 미국 소비자에겐 보상책을 내놓았지만, 한국소비자들은 리콜이 언제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특정 오염물질의 배출 기준을 회피하기 위한 장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팔린 조작 장치 디젤차량은 48만2000대, 전 세계적으로는 1100만대에 이른다.

이 사건이후 이틀만에 폴크스바겐 시가총액은 40%가 사라졌다. 마르틴 빈테르코른 최고경영자(CEO)는 조작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했고, 독일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폴크스바겐 현장 기술책임자와 경영진이 조작 장치 존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관측이 잇따랐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후 이러한 사전 인지설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가 언론을 통해 지속해서 공개됐다.

신뢰가 땅속으로 꺼진 폴크스바겐그룹으로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미국에선 법을 위반했다는 판정을 받아 150억 달러(16조9000억 원)의 벌금을 내고 48만 대 차주에게 보상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그러나 유럽 시장과 한국 등 아시아 권역에선 미국과 달리 보상에서 홀대를 받는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숱한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여론의 비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미국 시장 외에선 별도의 보상과 환매가 없다는 폴크스바겐의 정책이 사태를 악화하는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이는 독일 국내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폴크스바겐의 많은 투자자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섰고 바이에른주(州)뿐아니라 헤센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등 주정부도 이에 이미 가세했거나 가세할 작정이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폴크스바겐의 다른 주주 160명(개)과 함께 손배소를 제기했다고 관할 브라운슈바이크 법원이 지난 16일 밝혀 주목받았다.

폴크스바겐이 제때 게이트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아 투자 손실을 봤다는 것이 이들 원고의 하나 된 주장이며, 소송 가액은 20억 유로(2조5천300억 원) 이상이라고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을 포함한 투자 주체 약 400명(개)의 독일 국내 소송 가액 총액은 40억 유로(5조600억 원)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온다.

그러나 연이은 소송과 보상정책이 나오는 미국과 달리 한국소비자는 여전히 홀대받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조작 사실을 밝히고 해당 차량 전량을 리콜 조치하기로 했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출한 서류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리콜이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리콜계획서에 디젤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임의설정’ 문구 삽입을 요구하는 반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를 거부해 문구를 넣지 않고 계획서를 제출해 왔다. 3번째 계획마저 반려되자 리콜을 시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하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임의설정’ 표현이 문건으로 남는다면 나중 소송이 진행돼 재판이 열렸을 때 문서 상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서 리콜명령 위반을 이유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임의설정에 해당되는지는 법률 해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및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임의설정이 해당되지 않고, 미국에서만 법적으로 임의설정이 문제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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