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역회피하려 국적포기했다면 불이익 받아 마땅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국적을 포기한 사례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병무청이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병역의무 대상자 (18~40세) 가운데 국적 포기자 수는 4220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총 입영자 수가 27만명 정도니 65명 중 1명은 국적을 포기해 입영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그 수는 8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적 포기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14년 4386명의 두 배 정도이며 지난해 2706명에 비해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가뜩이나 북한 핵 실험으로 국가 안보위기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혹여 안보 전선의 전열이 흐트러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이들 가운데 4급 이상 고위공직자 자녀가 31명이나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고위공직자는 누구보다 투철한 국가관과 도덕성,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 특히 자식들의 병역의무에 관한 한 더 엄격하고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런데도 되레 국적을 포기해 병역의무를 벗어나라고 권하거나 방조했다니 어처구니가없다. 이런 자격 미달 공직자는 승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반면 굳이 병역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국외 이주자들의 입대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600명이 넘었다. 부모의 나라 대한민국 남성이라는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고자 스스로 군대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 가운데는 국내에서 활동중인 인기 배우도 있다. 한국 국적을 버리면서까지 병역을 회피하는 사례가 넘치는 상황에서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국적포기 당사자와 그 부모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이다.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최전방 일선에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불철주야 애쓰고 있다. 병역 회피자들은 이들의 수고와 희생에 아무런 대가없이 무임승차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건 공정한 사회라 할 수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나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국적포기 병역 회피자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어떠한 경우라도 한국 국적을 다시 회복할 수 없도록 단단한 법적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 병역의 의무도 치르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스스로 거부한 사람들에게 취업과 사업 인허가의 기회를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병무청은 이들에게 상속세와 증여를 중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당연한 조치다. 세법 등에 문제없는지 면밀히 검토해 속히 시행하기 바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