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보험, 정작 서민에겐 그림의 떡?

보험료 전세가의 0.192% 부담
근저당 비율 높으면 가입 못해
집주인의 반대도 걸림돌

#.최근 서울에서 어렵게 아파트 전세를 구한 A씨는 전세금 보험에 가입하기로 했다. 근저당이 설정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걱정이 돼서였다. 하지만 집주인이 보험에 가입하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를 포기해야 했다.

전세보험은 사상 유례없는 전세난 속에 깡통전세의 피해를 막아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악성 전세 물량이 늘어나자 전세 보험 가입자도 덩달아 크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보증 규모는 3조39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세 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A씨처럼 집주인의 반대에 부딪히거나, 비싼 보험료 때문에 정작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전세금보험은 전ㆍ월세 계약이 끝나고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대신 지급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특히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경매가 돼도 보험에 가입돼있는 보증금 100%를 돌려받을 수 있어 확정일자나 전세권설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현재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각각 전세금보장신용보험과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보험료는 SGI서울보증의 경우 전세 보증금의 0.192%(아파트) 또는 0.218%(아파트 외 주택)를 내야 하고 HUG는 연 0.15%이다.

예컨대 전세금 3억원짜리 아파트를 2년 계약했을 때 보험료는 각각 115만2000원과 90만원 가량이다.

문제는 근저당 비율이 높은 주택의 경우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담보 대출이 많거나 전세금이 너무 높으면 보험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의 경우 전세금과 대출을 받은 금액을 합한 금액이 아파트 시세의 90%~100%를, 빌라나 다세대주택은 이 비율이 70~80%를 넘으면 안된다. 특히 빌라나 다세대의 경우 공시지가를 낮게 책정하고 있어 이 비율이 더 낮다.

대출 비율이 높을 경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이 더 높아 보험 가입이 절실한 데도 오히려 가입이 막혀 있는 셈이다.

또한 HUG의 경우 수도권은 4억원, 비수도권은 3억원으로 전세금 상한을 설정했다. 이를 초과하는 전세는 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집주인이 반대할 경우에도 전세금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

집주인 동의 없이 가입할 수는 있지만 보험사에서 안내문을 집주인에게 보낸 뒤 확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거절하면 가입이 어렵다. 보험료는 임차인이 내는 것이므로 집주인에게 경제적 부담이 가지 않지만 그럼에도 꺼리는 이유는 만약 전세 계약이 만료됐는데 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보험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전세금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을 생각하면 가입하고 싶지만 전세금에 중개수수료, 이사비 등까지 내고 나면 보험은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증금 전액이 아닌 세입자 사정에 맞게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부분 보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경매에 넘어가 시세의 70%만 받을 경우 차액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설정하는 부분 보증이 가능해지면 보험료가 크게 줄어든다.

한희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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