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정국①]우병우ㆍ사드ㆍ누리과정…국감ㆍ예산안 與野 투쟁의 장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협치는 꿈이며 현실은 쟁투다. 여름 내 추가경정예산안, 정기국회 개회사 등 고비마다 치열하게 다퉜던 20대 국회는 추석 연휴 기간 숨 고르기를 마친 뒤 다시 정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그 장이 될 전망이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오는 26일부터 20일간 진행된다.

▶우병우, 국회 출석하나? 운영위 최대 격전지=올해 국감 초미의 관심사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사진>의 국회 출석 여부다. 따라서 청와대 소관인 운영위원회는 여야가 전투력을 집중할 최고의 격전지 중 하나다. 우 수석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국회 파행을 피할 수 없다. 우 수석이 출석한 운영위의 대통령 비서실 국감은 다음달 21일이다.


운영위는 이미 우 수석을 포함한 기관 증인 명단을 확정ㆍ의결했다. 문제는 관례다. 민정수석은 국회 관례상 사유서를 제출하고 국감에 불출석해왔다. 하지만 야당은 이번만큼은 우 수석의 불출석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운영위원장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또한 “(우 수석의) 불출석을 양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우 수석의 비위를 두고 “검찰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관례대로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당 지도부를 장악한 친박계가 ‘침묵’으로 우 수석 문제를 비호하고 있다. 만약 여당이 우 수석의 불출석을 감쌀 경우 ‘전투 국감’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위안부ㆍ세월호…굵직한 쟁점 ‘산적’=상임위원회마다 국감을 험난하게 만들 고비가 산적하다. 우선 사드 배치와 북핵 해법을 다룰 국방위원회가 첫손 꼽힌다. 사드 입지 논란이 종결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난 9일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단행해 안보 이슈는 여야 모두에게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먼저 국방부의 사드 배치 결정 타당성과 입지 선정 과정을 놓고 여야가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가진 회담에서도 정부ㆍ여당과 두 야당은 사드 배치 찬반 이견을 재확인해 국감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됐다.

또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맞설 해법을 놓고도 격돌이 예상된다. 여당 다수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핵무장과 미국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설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한일 정부간 일본 위안부 합의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야당은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10억엔을 출연받아 화해ㆍ치유재단을 설립한 합의 이면에 소녀상 철거가 전제돼있다는 의혹을 겨냥한다. 야당 의원들은 합의 무효와 10억엔 수령 거부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일본의 사죄가 합의에 반영됐다는 정부의 입장을 따라 합의와 재단 설치의 정당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외통위 국감에는 김태현 화해ㆍ치유재단 이사장과 합의 당시 실무에 간여했던 이상덕 주싱가포르 대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조선ㆍ해양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이어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문책과 대책 촉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 등이 일반증인에 포함됐다. 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을 놓고 여야 대립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 ‘뜨거운 감자’ 누리과정=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은 여전히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여름 내 추경 심사에서 여야 긴장을 유발했던 누리과정 예산이 2017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화약고’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이하 특별회계)를 신설하기로 했다. 특별회계는 시ㆍ도 교육청에 내려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교육세를 쪼개 누리과정 등 특정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의 의도대로 특별회계가 도입되려면 해당 법안이 상임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통과해야 한다.

야당은 특별회계 신설이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여당은 정부가 내놓은 특별회계 신설을 누리과정 예산의 해법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누리과정을 소관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여야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상태다. 상임위 과반을 차지한 야당이 추경 심사 과정에서 예산 항목 증액 표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와 ‘부적격’ 의견 채택 등을 단독으로 처리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여야 위원들 사이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여당 위원들은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여야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따라서 특별회계 신설과 관련 법안 통과 등 쟁점이 추가돼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고차 방정식이 되면서, 정치권은 본예산 심사가 추경 심사보다 더 치열하고 험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는 추경이 마무리되는 10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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