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사회 배임논란?…물류대란 해소부터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긴급 자금 지원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연휴 마지막날 긴급 이사회까지 소집해가며 600억원 지원방안을 논의했지만, 사외이사들의 반발에 막혀 결론을 짓지 못했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분주하게 움직이게 된 까닭은 청와대까지 나선 물류대란 책임론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해운이 마비되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도와줄 수밖에 없다는 안일한 생각이 국내 수출입 기업에 큰 손실을 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여파로 발생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조양호 회장은 1000억원 지원안을 꺼냈고, 그 중 400억원은 이미 집행됐다.

문제는 남은 600억원인데 대한항공 사외이사들은 “법정관리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이해관계는 ‘제로’가 됐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배임”이라는 이유를 들며 지원 방안에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 측은 빠른 시일내에 이사회를 다시 열어 한진해운 자금 지원에 대한 결론을 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 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계열사를 지원한다는 점에 대한 부담도 있고, 일시적 자금 유출로 인한 회사 가치 하락 가능성도 있어 사외이사들이 반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대한항공에 그 정도 실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동성을 지원할 여력이 되기 때문에 자금 지원을 추진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외이사들의 배임 가능성 주장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긴 했지만, 조 회장과 한진해운의 특수관계 상 ‘무한책임’이 가능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는 동안에 쌓여만 가는 수출차질 피해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화물 억류나 입출항 거부 등 수출입에 차질을 겪는 신고 건수가 400여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수출차질액은 약 11억4700만달러(약 1650억원)에 달했다. 화주들이 법정관리 결정이후 한진해운 소속 선박에 선적을 하지 않아 피해액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물류대란의 여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무형의 피해는 얼마나 눈덩이처럼 불어날 지 예측하기도 힘들다.

대한항공 이사회가 주장하는 한진해운 지원 불가의 명분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 물류대란이라는 ‘발등의 불’을 꺼야 할 시점이다. igiz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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