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뉴저지 폭탄테러…동일범 소행 가능성 크다

주말 도심·마라톤행사서 폭발테러

휴대폰 원격조종 폭탄구조 비슷해

동일범 또는 연계조직 소행 추정

미국 뉴욕 맨해튼 번화가에서 9ㆍ11 테러 이후 15년만에 가장 큰 폭탄테러 발생으로 미국 전역이 또 다시 ‘테러공포’에 빠져 들었다. 특히 17일(현지시간) 밤 미국을 테러공포에 떨게한 3건의 폭탄테러가 모두 동일범의 소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수사당국은 누가, 왜 이같은 테러를 자행했는지 등 퍼즐을 맞추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와 관련 “명백한 테러행위”라면서도 “국제 테러단체와의 연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CNN방송은 18일(현지시간) 경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뉴욕시 맨해튼 웨스트 23번가에서의 대형 폭발사고와 인근 웨스트 27번가에서 발견된 압력솥 폭탄은 모두 동일범의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뉴저지 주 오션 카운티의 자선 마라톤 행사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의 폭탄도 뉴욕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폭탄과 매우 흡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동일범 혹은 연계그룹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버트 베이어 전 CIA 직원은 이날 CNN 방송에 뉴욕 시와 뉴저지 오션 카운티를 덮친 폭발테러가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시 23번 가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제폭탄(IED)과 27번가에서 발견된 폭탄, 그리고 뉴저지 오션카운티에서 발견된 3개의 파이프 모두 휴대폰으로 원격조종이 가능하게 조작됐기 때문이다.

CNN은 익명의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뉴욕 시와 뉴저지 주에서 발견된 폭탄들 모두 휴대폰을 이용해 조작되고 같은 화학물과 기법으로 제조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톰 푸엔테스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리기 이르지만, 동일범의 소행일 수도 있고, 같은 제조법을 공유하는 그룹원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 모두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뉴욕 시 경찰 당국은 23번 가 폭발사고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용의자는 27번가에서 발견된 폭탄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에는 용의자가 캠핑 가방을 들고 23번 가를 지나는 모습이 확인됐다. 15분 뒤 용의자는 같은 가방을 들고 27번 가에 구석에 가방을 두고 떠났다. 이후 신원미상의 2명이 용의자가 두고 간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캠핑가방을 열어보았고, 안에서 압력솥 폭탄이 나왔다. 시몬 폴크프제크 전 FBI 부국장은 “신원미상의 2명은 안에 귀중품이 있는지 보려고 가방을 열어봤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23번 가와 27번 가에서 캠핑가방을 들고 나타난 인물이 유력한 용의자이며 단독범행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8시 30분 경 뉴욕 시 23번 가의 쓰레기통 근처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로 29명이 다치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뉴욕 번화가에서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하기는 9ㆍ11 테러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같은 날 오전 9시 30분 경 뉴저지 주 오션 카운티의 해병대 자선 마라톤 행사를 앞두고 주변 쓰레기통 안에서 파이프 폭탄이 폭발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에서 폭탄이 폭발한 것은 명백히 테러 행위”라면서도 “아직은 국제적인 테러단체와의 연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3건의 폭탄테러가 발생한 17일 오후 8시 15분경에는 미네소타 주의 세인트 클라우드의 쇼핑몰 크로스로드 센터에서는 민간 보안회사 유니폼을 입은 용의자가 소핑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쳤다. 현재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용의자는 이슬람교의 유일신인 알라는 한 번 이상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레어 앤더슨 세인트 클라우드 경찰서장은 용의자가 “한 사람에게는 이슬람교를 믿는지 물었다”고도 밝혔다.

IS 연계 아마크통신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미국 내 반(反) 이슬람주의자를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외로운 늑대’라고 밝혔다. 아마크통신은 성명을 통해 “미네소타의 흉기 공격 집행자는 IS의 전사”라며 “그는 십자군 동맹의 시민을 타깃으로 삼으라는 요구에 부응해 작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S 주장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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